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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다방

짝패, 천둥이와 귀동이가 내게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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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서 MBC 특별기획 드라마 '짝패'가 끝났습니다.
마음 한쪽이 텅 빈 것 같은 허전함을 느낍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특별한 드라마였고, 매주 월요일 화요일은 제가 웃고 울고 하는 날이었습니다. 짝패를 보고 운다니....이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TV 속 등장인물과 함께 호흡하면서 지워지지 않는 제 마음의 분노와 억울함, 슬픔을 위로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짝패'의 종영은 나에게 정신적 '짝패'를 잃어버리는 일이었습니다.


 천둥이가 아니라 귀동이가 죽었다면...

달이와의 행복한 혼례식도 마치지 못하고 짝패에 쫓겨야 했던 '천둥이'.
천둥이는 다친 몸을 이끌고 달이, 장꼭지와 함께 도망을 칩니다.
그러나 이미 사방은 관군들이 포진한 상태.

장꼭지는 지난 날의 잘못을 자신의 목숨으로 용서받고, 천둥이는 약속 장소로 꼭 가겠다는 말과 함게 달이를 설득해서 도망시킵니다. 그리고 허름한 창고로 숨는다. 귀동이는 천둥이가 숨은 곳을  포위하고 안으로 들어가서 천둥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이렇게 된 것은 어릴 때 우리 운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바꾸자!"

그리고 서로의 옷을 바꿔서 입고, 천둥이는 그 자리를 도망치려 합니다. 그러나...김포교에게 원한을 품고 있던 공포교가 그의 목숨을 노리고 숨어있다가 그의 허리에 칼을 찌릅니다. 그러나 그는 천둥이 였습니다. 그 모습을 창고에서 지켜보던 귀동이는 재빨리 단총을 꺼내서 공포교의 심장에 총을 쏩니다. 의적과 탐욕스러운 관군이 같은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그곳에서 짝패의 오열이 울려 퍼집니다.


죽음도 때론 준비된 축복

만약 옷을 갈아입지 않고 천둥이의 도망을 도와주려던 김포교가 공포교의 손에 죽고, 천둥이가 그 복수를 해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제 생각에  천둥이는 행복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래적이 필요한 세상은 지속될테니까 말입니다. 양반 신분으로 태어나 거지 움막에서 자란 설움도 부족해서 목숨걸고 바꾸고 싶던 세상. 그런 세상을 위해 천둥이는 '누군가'의 두령으로서, '어떤이'의 짝패로서 모든 것을 내준 것은 아닐런지요.


 뒤바뀐 운명, 짝패에서 '운명'은 무엇일까

 

 

김진사의 아들로 성장해야 했던 '천둥이'
막순이의 아들로 성장해야 했던 '귀동이'

뒤집어진 세상은 저 두사람의 운명을 바꿔 놓습니다. 현 시대를 배경으로하는 요즘 TV드라마에서 아이가 바뀌어 성장하는 것은 참으로 흔한 소재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짝패'의 뒤바뀐 운명은 타 드라마와 색깔이 조금 다릅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시대상이 반영된 비뚤어진 모성애가 뒤바뀐 운명을 간절히 원했다는 것. 귀하게 대접받아야 할 천둥이는 차별과 비웃음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그 안에서 '평등한 세상'의 필요성을 깨닫고 음지에서 실천합니다. 천하게 자라야 했을 귀동이는 양심적이지만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포교가 되어 양지에서 호령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같은 세상을 원했지만 함께 할 수 없었던 두 사람. 자신들의 운명처럼 모든 것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운명(運命)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 [비슷한 말] 명4(命)ㆍ명운(命運).


그러나 '짝패'에서 등장하는 '운명'이란 녀석은 어쩌면...다음과 같지 않을까.

운명(運命) 초인적인 힘으로 의도하지 않은 일이 계획된 것처럼 발생하는 상황.
그러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결국 의도된 결과를 만들어내는 현상 또는 그러한 처지.




죽음이 죽음으로 그칠 때, 더 큰 슬픔이 생깁니다.
천둥이의 죽음은 2011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오래된 생각으로 달이를 사랑했으나 비극적으로 죽은 천둥이에 대한 연민?
비록 친아버지일 지언정 탐관오리를 부끄러워하던 천둥이의 올곧음?
천둥이가 아래적 두령 되는 것이 운명이라던 강포수의 외마디?
어리석은 백성들을 원망하던 달이의 원망섞인 눈물과 호소?


저것들 만큼이나 제 마음이 아팠던 순간을 말씀드리자면...
오늘 '짝패' 뉴스 댓글에 언급되는 전현직 대통령의 이름과 외압 조기종영설을 봤을 때 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천둥이와 귀동이가 바꾸고 싶다던 바로 그런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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