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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브라질을 상대로 이런 경기가 나오리라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1대 2로 패하기는 했으나, 이정도 수준이면 어느나라와 붙어도 대등하게 경기할 것 같습니다.
그정도로 'FIFA 랭킹 1위'와 'FIFA 랭킹 105위'의 경기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북한의 수비는 탄탄했으며, 브라질은 전반전을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끝내야 했으니까요.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정대세의 공격력을 자주 확인 못했다는 것이지만, 가끔식 보이던 그의 과감한 돌파능력은 자신감과 실력을 가늠하기에 충분할 만큼 위협적이었습니다. 경기적인 측면 외에 제가 느낀 몇가지를 말씀드리자면....
경기가 시작하면서 정대세가 눈물을 보였었죠.
시간이 갈수록 많은 눈물이 쏟아져 다른 동료들처럼 국가를 같이 부르지 못할 정도가 되었었습니다.
그를 몰랐다면, 캐스터나 해설자처럼 저 역시 월드컵 출전의 감동이라고만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려니 이상하지만...남쪽 사람인 우리들의 관심은 경기 자체보다도 '정대세가 있는 북한'에 있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만큼 정대세에 대한 관심은 박지성 선수가 받는 관심 만큼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관전포인트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왜 그는 눈물을 흘렸을까요?
모두 아시겠지만 그는 일본에서 '조센징'으로 자랐습니다. 재일교포 3세죠.
국적이 '한국'이라고 해서 말이 많았는데, 한때 그랬던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부모가 모두 한국인이었으니까요. 현재의 국적은 '한국'도 아니고, '일본'도 아니고, '조선'이라는 국적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선'이라는 국적은 '북한'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애매하게도 그것은 '재일동포'라는 것을 의미하지요.
결국 정대세는 북한도, 한국도, 일본도 아닌...
'재일동포' 또는 '조선'이라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재일동포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핍박과 차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대세 역시 그런 어려움 속에서 '민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그런 울분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그는 더욱 열심히 축구를 했고, 지금도 사인을 해줄 때면 '민족혼'이라는 말을 꼭 넣는다고 합니다. 그정도로 그는 축구를 하면서도 '민족'이라는 '가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선수였습니다.
그런 그가 왜 '북한' 대표로 뛰었는가.
그것은 '민족학교'라는 곳이 북한의 전적인 지원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저런 결정의 큰 이유로 보입니다.
참고로 '민족학교'는 일제시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갔던 한국인들의 2세, 3세들의 교육을 하는 곳입니다.
바꿔말하면 그런 곳에 대한민국은 그동안 무관심해왔다는 것이 됩니다. 그러니...
그동안의 서러움과 역경 속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일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주목할 만큼 대성한 축구 선수 정대세는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을 느꼈고, 그것이 눈물로서
보여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힘들었던 만큼 반드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제가 느낀 또 한가지는...
'차범근도 역시 한국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차범근은 경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북한의 선전을 대단히 바랬던 것 같습니다.
딱!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경기 내내 북한의 수비력에 대한 칭찬이 대단했었고,
캐스터가 브라질을 상대로 2점은 큰 점수차라고 말을 했을 때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에서 2점차이는
어느 나라라도 그럴 수 있다고 말을 해서 캐스터를 살짝 머쓱하게 했지요. 북한 선수들이 수비나 공격을 할때도 한명 한명의 장점을 마치, 우리나라 선수를 소개하듯이 자랑스럽게 말도 했구요. 무엇보다 '북한이 한골을 넣어야 할텐데요'라는 말은 차마 못하고, 한점 정도는 만회를 해야 다음 경기도 잘 할수 있다는 뉘앙스로 끝까지 선전을 기원하는 모습에 그의 속마음을 조금은 읽을 수 있었습니다. 차범근 해설자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마지막까지 한마디를 합니다.
약자를 응원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니냐고...
조금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역시, 그도 어쩔수 없는 한국사람이었습니다.
마무리 하겠습니다.
인터넷 댓글에는 스포츠와 정치를 구분하지 못하고 '빨갱이 지는 거 보고 자야된다'라는 글이 있는가 하면,
자기도 모르게 '북한'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공존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을 때....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통일'이 될까라는..조금 엉뚱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저는요 '희망'을 말하고 싶네요. 오히려 정대세의 눈물과 차범근의 마음을 보면서 '희망'을 느꼈으니까요. 앞으로도...
우리의 동족인 북한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링크 1. 차붐의 속마음을 확실히 알았네요
링크 2. 정대세의 진짜 국적은 어디일까
"글의 전체적인 취지는 변함없지만, 최종 국적부분은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
다시 보니 한국국적이라고 되어있는 기사가 많습니다만, 제가 봤던 기사에서는
현재는 '조선' 국적으로 되어있는 것으로 안다는 짧은 인터뷰 기사를 봤기에 작성한 글입니다.
기자님에게 메일을 보냈으니 차후에라도 첨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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