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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사랑

성폭력에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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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신문이나 TV에 기사가 날 때마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무시무시한 일은 남의 일이라고, 성폭력 같은 건 내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과연 그럴까?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매달 3백 건의 성폭력 상담을 하고 있다.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피해자는 그보다 훨씬 많다. 강간, 성추행, 성희롱… 듣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들. 어떻게 할 것인가?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고민하는 시간, 성폭력 없는 평화로운 세상 만들기. 성폭력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성폭력 그 후, 어떻게 할까?

어쩔 수 없이 일을 당했다면, 그 후 대처 방법이 대단히 중요하다. 충격에서 빨리 벗어날 수도 있고, 임신이나 성병 등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 당신이 만일 어느 날 피해자가 되었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친구가 피해자라면 기꺼이 이런 방법을 일러주고 도와주어야 한다.


◆피해 직후 꼭 해야 할 일: 증거 수집과 치료

가해자를 고소하건 하지 않건 그것은 피해자가 결정할 일. 처음엔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조차 싫겠지만, 나중에 고소하고 싶어질지도 모르므로, 일단 다음과 같이 대처할 것을 권한다.

▷ 샤워하지 말고 48시간 이내에 병원에 간다 .

불결한 느낌 때문에 몸부터 씻는 일이 많은데, 샤워하지 말고 피해 당시 그대로 병원에 간다. 왜? 가해자를 고소할 경우 필요한 증거(가해자의 체모나 체액 등)가 샤워중에 상당 부분 없어지기 때문. 만일 옷을 갈아입는다면, 그것을 종이 봉투에 넣어 보관 한다. 무엇보다 정자가 살아 있는 시간이 48시간 정도이므로, 증거로서 정자를 채취하려면 48시간 이내에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 사진찍고 증거 확보하기

몸에 난 상처나 흔적 등을 폭력의 증거로서 사진 찍어 확보한다. 가해자의 살점이나 머리카락, 음모 따위의 증거도 함께 채취할 것. 지속되는 성폭행은 일기를 써서 기록하고, 음란 전화는 녹음해둔다.

▷ 상처 치료 & 임신과 성병 검사

질 부위는 물론 몸 여기저기 상처가 났을 가능성이 많다. 모두 깨끗하게 치료하고, 임신이나 성병 검사도 철저하게 한다. 하지 않으면? 임신하게 될지도 모르고, 성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감추면 감출수록 나중에 감당해야 할 부분이 점점 더 커진다.

▷ 상담소에 상담 의뢰 심리 치료 받는다.

심리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되거나, 고소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좌우간 도움이 필요할 때 상담
기관에 전화하거나 방문한다.

▷ 경찰에 신고해서 법적으로 대응한다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이유. 자신의 안전과 다른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서다. 그 사람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똑같은 범죄를 또 저지를 것이기에. 사실 신고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린다. 남들에게 알려지는 게 수치스럽고, 고소해도 이길 수 있을지 회의적이기 때문.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낱낱이 다시 얘기해야 하는 조사 과정이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도 신고하고, 가해자가 마땅한 벌을 받도록 하자. 그래야 성폭력 범죄가 줄어든다.

▷ 가해자가 아는 사람일 경우

일단 위의 절차를 실행한다. 특히 가해자가 아버지나 오빠, 동생, 함께 사는 삼촌 등이라면 성폭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많다.
엄마나 언니같이 내 편이 되어 줄 누군가에게 빨리 얘기하고 도움을 청하자. 만일 도와줄 사람이 없고 엄마도 모른 척한다면, 일단 집을 나와서 성폭력 상담소나 열림터 같은 보호 시설을 찾을 것.

▷ 온라인 성폭력일 경우

대화 내용을 반드시 갈무리하고 메일은 증거로 모아둔다. 그러고 나서 가해자에게 불쾌함을 표시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경고를 했는데도 온라인 성폭력이 계속된다면, 갈무리한 자료를 해당 통신 회사의 신고센터나 정보통신 윤리위원회에 신고하여 가해자 ID를 삭제할 것을 요구한다. 성폭력특별법 제14조 통신매체 이용음란 조항에 의해 가해자를 처벌할 수도 있다.


◆주변친구가 피해자일때 내가 할일은 무엇?

어느 날 친구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놀랍고 당황스럽다. 믿기지 않는다.
이럴 때 그녀의 제일 친한 친구인 ‘나’는 어떻게 할까?

▷ 병원에 함께 간다

함께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증거를 채취하도록 도와준다. 필요하다면 상담 기관까지 함께 간다.

▷ 친구를 절대적으로 믿는다

앞뒤 말도 제대로 맞지 않고, 당했다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횡설수설 할 것이다. 뭐라 말해도 일단 다 믿어줄 것.
“설마, 말도 안 돼”라고 말하지 말 것.

▷ 친구를 비판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왜 거기에 갔었니?” “그런 시간에 거기 있었다니 잘한다…” 이런 나무람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할 필요는 없다. 친구의 잘못이 아닌 것이다.

▷ 같이 흥분하지 않는다

“어쩌면 좋니?” “그 놈이 도대체 어떤 놈이야?” “너를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식으로 같이 흥분하거나 어쩔 줄 몰라하는 것
역시 별로 안 좋다. 함께 흥분하면 신뢰감만 없어진다.

▷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 “네가 잘못한 건 없으니 자책하지 말아라”고 얘기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가해자의 공격을 받은 피해자인데, 천 번을 되물어도 피해자에겐 잘못이 없다.

▷ 친구를 과보호하지 않는다

친구가 혼자 나가는 것도 막고, 밤늦게 돌아 다니는 걸 야단치고, 귀가 시간을 체크한다면, 오히려 그 기억을 되살리는 역효과를 낸다. 그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것.

▷ 친구의 감정 변화에 인내한다

수치심, 죄책감, 분노, 허탈감, 좌절… 등 친구의 감정은 시시각각 변한다. 죽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그 감정의 변화를 인내하고 받아들일 것.


◆성폭력 피해자의 심리 변화 6단계

우선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다음 단계들을 거치면서 서서히 치유된다. 가장 바람직한 단계는 마지막 자기 수용 단계지만, 중간 단계에 멈춰버리는 경우도 있다.

1 충격과 혼란 단계

모든 사람을 불신한다. 평소 친하게 지낸 사람이 늘 하던 행동에도 흠칫흠칫 놀란다.지나치게 명랑하다가, 갑자기 괴로워하는 극과 극의 감정을 오락가락한다.

2 부정 단계

그런 일이 없었다고,성폭력 자체를 부정한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알아채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나중에는 자신이 여자라는 걸 부정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3 우울함과 죄책감 단계

‘정말, 창피해. 다른 사람이 이 일을 알면 어떻게 하지?’수치심을 느끼거나,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자초한 일이지 뭐. ’ 자신을 비난한다.

4 공포와 불안 단계

‘내가 다른 사람과 건전한 성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 불안해 하고, 큰 약점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난 이미 버린 몸’ 식의  자포자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5 분노 단계

가해자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남성들, 사회 전체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 자살하거나, 수십년 전에 의붓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당한 딸이 어른이 되어서 아버지를 살해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할 것.

6 자기 수용 단계

성폭력이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성폭력과 상관없이 자신은 여전히 소중한 존재이며, 자신은 어디까지나 피해자이므로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는 단계. 상담 기관 등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 빨리 치유될 수도 있다.


피서지 성폭력 어떻게 예방할까? 여름 휴가 안전하게 보내기

벌써 여름. 친구들과 함께 바다로 산으로 계곡으로 섬으로 여행 갈 때. 그러나 불안하다. 피서지는 안전할까? 낯선 곳, 조금 느슨해진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지낼까? 성폭력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안전한 여행지를 선택한다

한적한 바닷가라고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니지만, 그곳 지리를 잘 알지 못하는 여행 초보라면, 비교적 안전한 숙박 시설이 있고, 경찰의 치안이 잘 된 관광지를 선택하는 게 낫다.

◆안전한 숙소를 정한다

친구들 둘셋이라면 콘도나 여관이 낫다(최고 좋은 건 친척집).가서 숙소 찾느라 우왕좌왕하지 말고, 미리 전화해서 예약할 것. 만일 민박을 선택해야 한다면, 혼자 너무 떨어져 있지 않은 데로 정하고, 밤에는 문단속 철저하게 할 것.

◆낯선 사람 따라가지 않는다

지나치게 친절하면 한 번쯤 의심하자. 물건도 잘 빌려주고 이것저것 도와주고, 좌우간 아무리 천사같이 보이는 사람이라도,
차를 얻어 타거나, 숙소까지 따라가는 바보 같은 일은 절대 하지 말기.

◆맘속 낭만주의를 경계하라

별빛 쏟아지는 밤 바닷가에서 근사한 ‘껀수’ 하나 만들고 싶을지도 모른다. 긴장이 풀어지고, 위험 판단 능력이 떨어져 여행지에선 사고나기 쉽다. 위험신호 경보주의보를 꺼두지 말 것.

◆화장실 갈 때도 둘셋씩 같이

관광지 화장실 뻔하다. 숲속이나 바닷가의 이동식 화장실이든, 본채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민박집 화장실이든 좌우간
혼자서는 가지 않는다. 꼭 몇 명씩 붙어 다닌다.

◆싫고 좋다, 자기 의사 분명히

유약하고 우유부단하게 보이면 목표가 되기 쉽다. 남자 아이들과 놀 때, 싫은 건 분명하게 거절하고, 음담패설 등 듣기 거북한 말들이 나오면 불쾌하다고 얘기해야 한다. 성에 관한 원칙이 있어야 선을 명확하게 그을 ?있다. 애매모호한 태도는 멍청한 남자 아이들에게 오해를 일으키니 딱 부러지는 태도를 취할 것.

◆술은 적당히,넘치지 않게

평소엔 안 마시다가도 놀러 가서는 기분 내느라 마시게 되는 술.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마시는 것 정말 위험하다. 판단력과 의지력이 약해지고,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성폭력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의 위험한 시선

예전에 본 「피고인」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주인공 조디 포스터는 매춘부이며 마약을 종종 복용한다. 그녀는 어느 날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혼자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며 춤을 춘다. 그리고 그 술집에 있던 남자들에게 윤간당한다. 그녀의 긴 투쟁이 시작된다. 그녀가 정숙한 숙녀였더라면 동정이라도 받았을텐데! 최악의 상황과 조건을 가진 그녀가 법정에서 이길 수 있을까?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것. 여자가 미니스커트(그보다 노출이 더 심한 옷이라도)를 입었다 하더라도, 밤늦게 혼자 술집에서 술을 마신다 하더라도, 술에 취해 비틀거린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그녀가 몸을 파는 매춘부라 하더라도, 성폭행을 당해 마땅한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 어느 누구도 성행위를 강요할 권리는 없다는 것.

성폭행보다 무서운 건 가해자(주로 남자)에겐 관대하고 피해자(주로 여자)에겐 가혹한 사람들의 시선이다. 여자가 그렇게 잘못 처신한 게 아니냐고, 남자를 충동질한 게 아니냐고, 오히려 피해자를 의심하고 비난한다.

이상하다. 납득할 수 없다.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여자에게 강요하지 말고, 남자에게 밤 10시 이후 통행 금지령을 내리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노출 심한 옷 입지 말라고? 눈만 빠끔히 내놓고 다니던 왕보수 조선 시대에도 강간은 있었다. 여자가 저항하면 강간 피할 수 있다고? 칼 들이대며 힘으로 밀어붙이는데 어떻게 당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정절’이나 ‘순결’ 따위가 목숨보다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 피해자에게 천 번 주의를 요구하기보다 가해자를 제대로 교육하는 게 옳은 순서가 아닐까?

성폭력이 없는 사회는 존재할까? 존재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페기 리브스 샌드리의 95개 부족사회 연구 결과, 반수 가량이 성폭력 없는 사회였다. 그 사회의 여성들은 존중받고,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대부분 경제적으로 독립해 있었다. 사회적으로는 남녀 차별적 요소가 없었으며, 다른 사람을 정복하는 것이 가치 있는 걸로 평가되지 않았다. 자연에 대해서도 덜 난폭적이고 덜 공격적이었다. 이것은 성폭력이 생물학적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 문화적 힘에 의한 것임을 증명한다.

다시 말해 성폭력은 신도 어쩔 수 없는 남자의 성충동 탓이 아니라, 그 사회의 폭력성이나 여성을 지배하고자 하는 남성 우월주의 등에 의해 발생하는 거다. 성폭력 없는 세상, 여자와 남자가 서로 존중할 때 시작된다. 뭐든 폭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릴 때 세상은 평화로워진다.

◎성폭력 피해, 도움 받을 수 있는 곳

한국 성폭력 상담소 02)529-4271~2
한국 성폭력 상담소 피해자 보호시설 열림터 02)576-7128
한국 여성민우회 부설 가족과 성 상담소 02)739-8858
서울 여성의 전화 부설 성폭력 상담소 02)2272-2161
청소년대화의 광장 02)2253-9344
수원 여성의 전화 부설 성폭력 상담소 0331)32-7780
인천 여성의 전화 부설 성폭력 상담소 032)529-2545
강릉 성폭력 피해 상담소 0391)652-9555
춘천 성폭력 피해 상담소 0361)257-4689
대전 YWCA 여성의 쉼터 성폭력 상담소 042)255-0004
대전 충남 가족계획협회 부설 성폭력 상담소 042)526-4000
충남 성폭력 피해 상담소 0417)572-2000
청주 여성의 전화 부설 성폭력 상담소 0431)252-0968
경남 여성회 부설 성폭력 상담소 0551)44-8400
부산 성폭력 상담소 051)514-3330
부산 여성의 전화 부설 성폭력 상담소 051)817-4321
광주 여성의 전화 부설 성폭력 상담소 062)363-7739
광주 여성회 부설 가족과 성문제 상담소 062)225-0152
제주 여민회 부설 여성 상담소 064)749-0261
(번호는 변경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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