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후보가 '문재인'으로 정해진지 6일째가 되었다. '단일후보'라는 결과는 잘된 것이지만 그 과정이 명쾌하지 못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왜 안철수는 '단일화 룰 합의가 아니라 사퇴를 선택했을까'라고 말이다. 잠깐만 뒤로 가보자.
● 문재인 측 주장 : 적합도50% + 가상대결(양자대결)50%
● 안철수 측 주장 : 지지도50% + 가상대결(양자대결)50%
문재인 측이 주장했던 건 이미 알려졌듯이 민주당의 바람이 아니었다. 단일화를 바라는 재야 원로분들이 중재를 하겠다며 내밀었던 '단일화 방안'이었다. 그걸 문재인 쪽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원로분들이 저것을 주장했던 이유는 이렇다. 적합도는 문재인 쪽에, 가상대결은 안철수 쪽에 다소 유리하다는 그동안의 여론조사를 반영했던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 진영은 저것도 거부했고, 그 후 사퇴라는 방식으로 문재인을 단일 후보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에게 위험한 바람이 불고 있다.
아직도 그의 사퇴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모두들 추측만 하고 있는 상태. 현재는 문재인 지지자와 일부 안철수 지지자들 사이에 간극이 드러나고 있어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을 걱정시키고 있다. 당신이 어느쪽 지지자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것을 안다고 해도 당장 해결할 수는 있을까. 해결하면 양쪽 지지자들이 한마음이 될까. 정답은 '모른다'이겠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생각들이다.
그동안의 댓글과 뉴스등을 보면서 내 마음에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세가 생각 이상으로 견고하고 강하다. 김대중과 이회창, 노무현과 이회창의 대결도 이토록 팽팽하다고 느끼지 못했었다. 정치인 박근헤의 인지도와 이미지는 이명박이나 이회창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나는 판단하고 있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이렇다. 우리 집안은 대체로 야권 성향이 강하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다르다. 우리 어머니와 친척분들은 물론이고 어머니 친구분들도 박근혜에 대한 친근함과 긍정적인 평가가 생각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투표는 어느쪽에 할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물론 그녀에 대한 '막연한 호감과 연민'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문재인에게는 없는, 박근혜의 힘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진짜 문제는 문과 안이 단일화만 된다면 박근헤를 충분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 그 이유는 아시다싶이 '미미한 단일화 효과' 때문이고, 그 중심에는 일부의 안철수 지지자들이 있다.
" 안철수로 단일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
단일화 이전에 난 저런 식의 주장을 댓글로 종종 보았고, TV에서 어떤 시민의 인터뷰로 직접 듣기도 했다. 단일화 이후에는 많은 분들이 안철수 지지자들의 슬픔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도 안철수 지지자 끌어안기에 노력 중이다. 근데 단일화 이후 안철수 지지자중 40% 정도만 문재인 지지로 돌아섰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안철수 지지자 80%가 문재인을 지지해도 이번 대선은 안개 속에 가려져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현실은 40%다. 정권교체의 희망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판국이 된 것이다.
의문점1. 박근혜 지지로 돌아선 사람들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안철수를 지지했지만 사퇴 후 차마 문재인을 찍을 수 없어서 박근혜로 돌아선 사람들이 있다. 안철수 지지자 중 대략 20% 정도로 기억한다. 근데 안철수는 새누리당에 다음 정권을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박근혜로 돌아선 사람들은 지금까지 누구를 지지했다는 것이지?
의문점2. 투표 포기로 돌아선 사람들은 문재인과 박근혜를 동일시 하는 것?
안철수와 문재인은 단일화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투표는 최선책이 아니라 차선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투표를 포기하면 이명박 정권의 연장선 상에 있는 박근혜만 유리해질 뿐이다. 당신들은 'MB 시즌2'를 보고 싶은가.
의문점3. 문재인 측 선거 지원 요청이 왜 구걸인가?
민주당 쪽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지원 요청이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논란의 단일화' 후에는 양쪽 지지자들 간에 댓글 전쟁이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일부 안철수 지지자들이 문재인 지지자를 일컬어 속칭 '문빠'라고 부르면서 '구걸 정치'를 한다고 비아냥 거리고 있다. 감정적으로야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건 아니다. 오히려 나는 당당하게 요구하고 싶다(그럴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 문재인과 그 지지자들은 당신들의 적이 아니다. 피아식별은 제대로 하자.
입장을 바꿔보자. 안철수 지지자들은 저런 사람들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그런데 맹세코 나는 저런 댓글을 본 적이 없다(물론 안철수에 대한 비난이 있기는 하다. 근데 너무 감정적이고 황당해서 논할 가치가 없다). 나역시 안철수에게 갈수록 실망을 느낀건 사실이지만, 안철수로 단일화가 된다면 아무런 고민없이 나의 소중한 한표를 기꺼이 주리라 마음 먹었었다. 문재인과 안철수 어느쪽으로 되든 박근혜 보다는 나을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것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일부 안철수 지지자들은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결론으로 가보자.
'음모론' 관점에서 볼 때 안철수 지지자 중 일부는 애초부터 가짜 였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들이 댓글에서도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을 거라고 나는 강력하게 의심한다. 이간질 세력이라는 것이다. 대선 정국이라 지금은 뜸하지만 이명박 엄호해주는 댓글이 활발하던 때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다. 안철수를 위하는 척 하면서 야권 전체를 흔들려는 장단에 춤을 출수는 없지 않은가.
다시 말하지만 야권이 단일화가 되었어도 박근혜가 당선될거라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안철수 지지자들에게는 욕먹겠지만 '정치인 안철수'의 첫번째 정치적 결단이었던 '사퇴'가 정권교체의 희망을 오히려 위축시킨 측면이 있다. 그것이 안철수의 실수였든 뭐였든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단일화 논란은 잠시 접고 더 큰 가치를 위해 문재인과 안철수는 가급적 빠른 시간안에 만나야 한다. 그래서 단일화 과정이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잊지말자. 당신들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줘야할 의무가 있다. 현실로 만들어 낼 힘도 당신 두명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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