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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애국

100분토론, 박원순과 나경원에 대한 냉정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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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들의 TV토론회가 SBS, KBS에 이어서 마지막으로 MBC에서 있었습니다. 냉정하게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체적인 주도권은 나경원 후보에 있었고, 이번 토론회의 승패만 따지자면 나후보가 이겼습니다. 최근 인터넷 뉴스를 보면 나경원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말로 먹고사는 정치인과 토론하는 것이 박원순 후보에게는 버거워보이더군요. 물론 아직까지 여론조사에서 예상되는 서울시장 당선자는 박원순 후보이고, 제 생각 역시 '진짜' 변화를 원하는 서울시민들은 박원순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리지널 중도층에게는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겠습니다. 토론 내용은 3번 모두 비슷한 것이 아니라 거의 똑같아서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토론 내용보다는 저의 몇가지 생각을 짧게 정리해볼까 합니다.



 나경원, 노무현 사저 비아냥 사과?

요즘 MB 사저에 대한 국민들 분노가 끝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이명박이 퇴임 후 살 집을 짓기 위해 국민 세금을 불법적으로 유용했다는 정황이 거의 사실로 보이니까요. 박후보가 그것과 관련해서 나후보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KBS 토론회에서는 퇴임 후 사저에 대해 '도덕과 염치' 운운 하며 노무현을 비난하던 그녀가 기억이 안난다는 식으로 얼버무렸습니다. 그러나 어제는 양당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발언을 하더군요. 저는 이정도 수준도 진일보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씁쓸했습니다. 저런 사과로 만족해야 하는 현실에 말입니다.

그러나 역시 그녀는 한나라당 출신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품격'을 논하는 정부라서 그런지 MB 사저에 대해서도 나후보는 품격있게 말씀하시더군요. '국민정서와 거리가 멀다. 해명할 것은 해명 해야 한다.' 끝장나게 품격있죠? 저는 옳은 소리 못하는 사람을 다시 서울시장에 앉혀야 하는지 심각한 걱정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 대선에서도 이명박에게 속았는데 나경원에게 다시 속을까봐 말이죠.




 박원순, 토론의 기술이 필요하다

말로 먹고사는 정당 대변인과 판사 경력 때문에 나후보가 말은 잘하더군요. 나후보의 몇몇 공세에 박후보는 다소 당황하고 재치있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되니 나후보도 신이 났는지 집요하게 붙더군요. 경쟁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박후보를 아는 사람들은 토론에 미숙한 그의 모습도 좋게 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도 말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평소 행동으로 이웃사랑을 보여주는 서울시장을 원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후보는 자신의 철학과 주장을 쉽고 멋있게 표현하며, 상대방의 공격을 휘어지는 대나무처럼 받아주되 돌려 줄 때는 아버지의 회초리처럼 따끔해야 합니다. 시청자들 마음이 전부 자기와 같지 않기 때문이죠. 박후보의 연속된 실수는 이것 입니다. 

나후보 주도권 시간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으로 박후보를 공격 했지만, 박후보 주도권 시간에는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대답할 수 있는 다소 '추상'적인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나후보가 '대화로서 잘 해결 할 수 있다'라는 답변으로 끝낸 것 입니다. 물론 저는 박후보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을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의 주도권 시간도 잘 활용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다만, 모든 선진국들이 지향하는 보편적 복지에는 관심없고, 혈세를 이용해서 화려한 전시행정만 펴왔던 한나라당 출신의 이명박과 오세훈의 실정을 비판한 것은 아주 잘한 것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그렇게라도 알려주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무슨일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위 2명을 자주 언급한다는 나경원의 주장에는 신경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조만간 포스팅을 하겠지만, 사실 오늘 노무현 대통령 생각이 나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위 사진을 넣은 것은 과연 누가 서울 시민에게 진심으로 고개를 숙일 수 있을지 잘 판단하자는 생각때문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제가 이번 토론회를 통해 노무현 사저 발언을 에둘러 사과한 나경원 후보에 대해 0.1% 정도는 긍정적인 면이 상승했지만 저는 여전히 그녀에게 나의 소중한 한 표를 줄 생각이 없습니다.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약자를 위해야한다면서도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펴고, 특권과 반칙을 일삼는 한나라당에 있다는 것 자체로서 그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후보가 토론회에서 말한 것이 진실이라면 어떻게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하는지 이해불가 입니다. 억울하신가요? 억울해하지 마세요. 이미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이고 금수강산에도 검붉은 피멍이 들었습니다. 그건 투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나후보는 박후보에게 '서로 다른 야권 연대라서 걱정된다'고 공격할 때가 아닙니다. 진보진영에는 절대불변하고 절대 충분한 2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번째가 'MB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공감'이고, 두번째가 '시민을 위한 진짜 서울시장의 필요성'입니다. 나후보는 남 걱정하지 말고 본인의 정체성이나 확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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