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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다방

위대한탄생, 탈락 멘티를 향한 김태원의 아름다운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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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멀리하던 나였지만 최근 나에게 정신적인 위안과 도전, 반성, 질책, 감동 때로는 눈물까지 쏟아내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월/화에 방송하는 MBC 민중사극 '짝패'와  금요일 저녁에 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위대한탄생(이하 위탄)'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 '위대한탄생'은 멘토제도를 도입하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과도한 '패자부활' 제도가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냉정한 평가보다는 의도적인 극적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나에게는 멋진 방송 프로그램이다.

저번주에는 파이널오디션을 거쳐서 멘토 김태원, 이은미, 신승훈, 방시혁, 김윤아에게 각 4명씩의 멘티들이 최종 선발되어 '멘토스쿨'에 입학을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어제는 김태원의 직속 멘티인 백청강, 이태권, 손진영, 양정모에 대한 방송으로 꾸며졌다. 그 4명은 보컬로서의 음악교육을 받으면서 부활 멤버를 직접 만나고 그들이 연주하는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에 감동과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김태원의 초대로 중간평가자 박칼린도 참여했는데 그들의 노래를 듣고서는 장점을 말하기도 했지만 노래를 안하면 안되냐는 가슴 서늘한 질책이 나오기도 했다. 


김태원, 명언수준의 따듯한 평가 그리고 최종 선택

김태원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음악인으로서 락커로서 이렇게 인간미가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아주 오래전 군대 고참이 발라드를 좋아한다는 내게 이런말을 했었다. "아주 조용한 밤에 락을 들어봐. 얼마나 감미로운지 잠이 저절로 온다." 락은 상당히 거친 음악이라고 알고 있던 내게 그것은 꽤 인상적인 말이었다.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그 말이 2011년에서야 알게 되었다.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노래가 '락'일지도 모른다고.

인간의 본성은 경험하지 않은 곳을 가는 것이다.

우울증은 기다림을 망각한 병,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슬픈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 말고, 승리하거나 비상하거나 할때
나오는 희열의 눈물을 흘리는 습관을 가져라.


등....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평이 이어지며 '명언 종결자'라는 애칭도 생겼다.
그리고 어제 다시 그의 명언이 나왔다.


음악은 발명이 아닌 발견이다. 난 가르치지 않겠다.
단지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끌어내보겠다.



그러나 위탄 규칙상 4명 모두가 다음 단계로 넘아갈 수는 없었다.
멘토 김태원은 부활 콘서트에서 멘티 2명을 선택하여 무대에서 마지막 노래를 부르게하였는데,  뜻밖에 그 두명은 탈락자였다. 떠나보내는 후배들에게 화려한 조명과 5천명의 관객이 있는 무대를 선물한 것이다. 그것이 음악인으로서 멘토로서 인생선배로서 김태원이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다. 탈락자 양정모와 손진영 그리고 멘토 김태원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무대 위에는 미안함과 고마움과 슬픔이 뒤섞인 '회상III(마지막 콘서트)'가 흐느끼듯 흘렀다. 무대 아래서도 최종 승자가 된 백청강과 이태권이 소리없이 울고있었다.


 


몇일 전 위암 수술을 받은 김태원과 4명의 남자가 보여준 감동은 정말 진했다. 
비록 지금은 남는 자와 떠나는 자로 구분되었지만 '위대한 음악인'을 향한 그들의 열정이 식지 않는 한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그들에게 음악적인 자양분이 되었던 과거의 슬픔이 이제는 앞으로 힘차게 뻗어가는 추진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나 역시 그들의 인생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 '꿈을 버리지 않는 한 실패하는 일은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100번 실패해도 101번째 성공하면 그만이다. 과거의 이름표를 버리고 새로운 이름표를 향해 다시 뛰는 친구들이 되길 바란다.


사실 위대한탄생을 볼때마다 내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에게는 저들처럼 간절함이 있었는가.
주위의 따끔한 충고에 나는 그동안 얼마나 고집쟁이 였던가.
나의 꿈이 좌절 되었을 때 나는 저들처럼 슬피울었던 적이 있었는가.

그래서 멘토들의 지적이 바로 나에게 하는 것 처럼 가슴이 뜨끔거렸다.
앞으로 꿈을 가진 자들에게 더 많은 충고와 채찍질을 기대한다. 변화를 꿈꾸는 모두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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