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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이 영화는 정말 기대이상의 흥분을 줬던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에서 이정도의 긴장감과 재미, 시사적인 내용까지 포함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영화는 드물었다고 생각됩니다. 영화 감상을 하는동안 가슴이 답답하다가도 한편으로 후련해지고, 슬프다가도 공포스러운 감정이 가슴에서 계속 휘몰아쳤습니다. 이 영화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줘도 좋을 영화입니다.
도리가 배제된 섬, 무도
이 사건의 배경은 '무도'라는 섬입니다. 육지와 분리된 무도에서는 '인간과 금수'의 경계가 없습니다. 일상적인 폭력이 허용되고, 약육강식 세계보다 더욱 처참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만이 존재하게 됩니다. 그들만의 세계는 거짓말과 탐욕, 약한자의 희생으로 유지되는데 마치 지금의 현실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법과 권력으로 보호되는 '불공정한 사회'를 천국으로 포장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지...
섬으로 살아가는 두여자 이야기
서영희(김복남 역)과 지성원(해원 역)은 어린 시절 친구면서도 완전하게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하고 순진한 복남과 냉철하고 이기적인 커리어우먼 해원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원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고향 무도로 내려갈 뿐 복남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함께 있어도 결국 분리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그녀들을 보면서 현대인들의 씁쓸한 자화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봤어도 못본 것으로 해야하고, 들었어도 못들은 것으로 해야 살아남은 바로 우리들의 모습 말입니다. 결국 모든 것을 잃은 후에야 '친절한 자아'를 찾게되지만...그것의 댓가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은 정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비뚤어진 권력은 모든 곳에
현실에서도 한 가정의 일이라고 하기에는 범죄 수준의 일들이 벌어지는 곳이 참 많습니다. 학교에서 교육이라는 이유로 피멍이 들도록 맞아야 하는 아이들, 술만 마시면 악마로 변해서 아내와 아이들을 때리는 남자들, 돈으로 조카뻘 남자아이들을 모텔로 불러들이는 여자들 등... 그들이 관심 밖에 있을 때 얼마나 더욱 끔직하게 유린당하는지 이 영화는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철수 감독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면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당시 강원도 시골에서는 여자들의 빈번하게 맞고 살아야 했다고 말입니다. 비뚤어진 권력을 누리는 많은 쓰레기들이 이 영화를 보고 각성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스릴러 장르의 영화인지 모르고 봤습니다만 보고나서도 오히려 '공포영화'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만큼 영화 줄거리와 배우들의 연기가 소름끼치도록 대단했습니다. 특히 복남 역의 '서영희'는 정말...어머니로서 여자로서 아내로서의 울분을 정말 멋지게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통쾌한 복수에 박수를 보냅니다.
불친절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점점 '섬'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익광고만 보면 세상은 점점 아름다워질 것 같은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하지요. 공익광고가 많으면 많을 수록 '불친절한 사람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생각되니까 말입니다. 그런 사회를 향한 통쾌한 복수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 영화는 당당히 저의 명작카테고리에 넣을 예정입니다. 그것은 저의 소심한 복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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