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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내가 정한 명작

핑거스미스(Fingersmith) - 최고의 영국 드라마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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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벅차오르는 감동과 재미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개인적으로는 영화 <시네마천국> 이후 최고의 작품을 감상했다는 생각에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가 않는군요. 마치 우연히 산 로또가 1등에 당첨된 것 처럼 다가온 '핑거스미스'는 감상이 끝난 후에도 '와, 정말 대단해...'라는 감탄사를 연발해야 했습니다.



* 스포일러는 없으나, 조만간 감상하실 분은 나중에 읽을 것을 권장함 ^^ *



 이 드라마는 사라 워터스(Sarah Waters)라는 여류작가의 소설 <핑거스미스>가 원작입니다. 1966년생이면 작가치고는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동성애'라는 소재를 이용해 이토록 환상적인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 입니다. 책에 대한 평도 상당히 좋아서 나중에라도 꼭 한번 읽어볼 생각입니다. 드라마가 이정도면 책은 분명 더욱 흥미진진할 것이기  때문이죠. 2005년 영국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했을 때에도 많은 인기를 모았는데,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DVD 출시가 안된 것이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이토록 문학적인 재능이 뛰어난데에는 다 이유가 있더군요.


 
핑거스미스
10점
 

그녀는 레즈비언과 게이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와 관련된 역사와 문학작품을 접하게 되면서 소설까지 출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책을 출간할 때마다 상을 받았고, 2002년도에 출간한 <핑거스미스>역시 영국추리작가협회 역사소설 부문상, 맨 부커상 후보, 오렌지 문학상, 영국 도서상의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 2003년에는 <그랜타>에서 뽑은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들' 중 한 명으로 선정될 정도로 인정받은 작가라고 합니다.

virago.press@littlebrown.co.uk (그녀의 메일주소)


 18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한 이 이야기는 복수, 배신, 희생과 용서 그리고 금지된 사랑까지 폭넓게 다루면서도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역동적인 사건들로 가득채워져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수와 모드,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뜨거운 애무에 대한 절제된 영상은 노골적인 성애 묘사 보다 더욱 자극적이고 아름다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이 드라마의 중요 소재였던 것 역시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핑거스미스 = 레즈비언 이야기'만은 결코 아닙니다!




 이 드라마는 분류상 '퀴어'에 속할테니 저런 공식이 틀렸다고 할수는 없습니다. 다만, 두 여자의 기구한 운명과 동성애라는 코드에만 맞춰져 드라마 제작이 되었다면, 사람들에게 금방 잊혀졌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재미와 감동은 너무나 다양한 모습으로 전달되기 때문이죠. 누구든지 이 드라마의 충격적인 반전과 그 이후로 완전히 새롭게 전개되는 드라마에 매료될 수 밖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밌는 것은 그 흔한 남녀간의 키스 장면 한번 없다는 것입니다. 신기하죠?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사랑하는 사이의 키스가 아니었습니다. 만약 동성애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부각시키려 했다면 반드시 정상적인 남녀간의 애정행각 또한 등장했어야 합니다. 드라마의 연출가가 제외를 시킨 것인지, 원작에도 그런 내용이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짐작하기로, 18세기 말 영국 사회를 살짝 비꼬았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포스터 이미지에서도 알수 있듯이 그당시 여자들의 복장은 힙을 크게 보이기 위하여 몇벌의 속옷을 껴입었습니다. 코르셋을 통해 가슴을 강조하고 허리는 잘록하게 보이려고 애썼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갈 수록 넓어지는 스커트가 유행이었습니다. 이런 여자들의 옷차림은 그 시대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위치가 어떠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

1930년대부터 1900년까지 영국은 제국주의 기치아래 가장 힘있고 화려했던 영광의 시절을 보냈습니다. 귀족계급과 노동계급의 구분없이 남자들의 사회적 위치는 여성을 압도했었고, 그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여성은 노동계급 중에서도 하급계층으로 취급받으면서 사회 진출을 하여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였고,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결혼을 해서 남편을 섬기고, 아이를 돌보는 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춘은 그 당시 여성이 갖을 수 있는 유일한 직업 중 하나였지만, 많은 여성은 성병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레즈비언'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그 당시 철저한 '남성중심의 사회'를 배척하고, 인간으로서의 평등한 대우와 권리 주장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퀴어영화'이면서 '역사 스릴러'라고 장르를 정해도 크게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의 또하나의 매력은 바로 여배우에게 있습니다.
제가 어지간하면 여배우에게 반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핑거스미스>를 보고 난 후에 '모드 릴리' 역할로 나왔던 일레인 캐시디(Elaine Cassidy)에게 저는 그만....홀딱 반해 버렸습니다. 최근에 그녀를 본 것은 하퍼스 아일랜드에서 애비밀즈 역할로 나와서 저에게(?) 주목을 받았었는데, 역시...저의 여자보는 눈은 탁월(?)한 것 같습니다. ^^;; ㅎㅎㅎㅎㅎㅎ




<핑거스미스>에서 '수 트린더' 역할의 '샐리 호킨스'도 중요했지만, 분명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일레인입니다.
제가 볼때 그녀는 전형적인 서구형 미인이라기 보다는 보이시한 매력녀입니다. 코가 동양여자에 비해 조금 크지만 비교적 평면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고, 적당한 크기의 눈은 옆으로 길죽해서 모양새만 본다면 조상 중에 아시아권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거기에 여자로서 얇은 입술과 하얀 피부는 남자들을 유혹하기에 아주 적당하죠. ㅎ;;;;;

어쨌거나 이 영국 드라마는 가끔식 미드를 보던 저에게 새로운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수사드라마를 주구장창 틀어대는 케이블TV에 세뇌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멋진 드라마를 못 본다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동성애라고 해서 방영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가 아직도 많이 경직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싸구려 퇴폐영화 보다는 정신건강에 훨씬 유익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아니면 케이블에서 이미 했는데 제가 모를 수도 있겠네요...^^)


꼭!
보세요. 결코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리뷰를 먼저 보시면 안됩니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스릴러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감동과 재미를 확실하게 떨어뜨릴 목적이 아니라면 잠시 인내력을 발휘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동성애 영화의 걸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핑거스미스' 감상문을 마치겠습니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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