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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사랑

누가 할아버지를 자살하게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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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기사 하나 때문에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가 요즘 세상에 뭐 그리 대단할까 싶습니다만, 이 기사는 나도 모르게 그 노인의 말 못할 사연이 가슴에 닿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특이한 능력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이런 기사를 보면 유별나게 상상되는 습관을 갖았다는 것이 죄겠지요.


상기 사진은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재개발이 진행 중이라서 흉가처럼 빈집이 널려있는 지역...
해가 져서 어둑어둑 할 때쯤, 어디선가 70대로 보이는 노인 한명이 동네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느린 걸음으로 골목을 돌며 뭔가를 찾고 있습니다. 지칠때로 지친 그의 눈에 3층짜리 다가구 주택이 들어왔고, 3층 꼭대기로 올라가보니 모아놓은 쓰레기며, 버린 가구들이 어지럽게 놓여져 있었지만, 비교적 깨끗해 보입니다. 노인은 결심을 한 듯 다시 밖으로 나가서 한참을 돌더니, 어디선가 낡고 해진 매트리스 하나를 낑낑거리며 3층으로 끌고 옵니다.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은 구석에 매트리스를 내려놓고 잠시 앉아서 쉽니다. 그날 저녁은 컵라면과 소주한병으로 식사를 대신 합니다. 피곤했던지 바로 매트리스에 누워서 얼굴을 벽구석에 묻고 잠이 들어버립니다. 그는 꿈을 꿉니다. 

엄마 아빠가 자신의 생일날 케잌과 불고기를 해주며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 줍니다. 나는 소원을 빌며 촛불을 향해 작은입으로 바람을 불었습니다. 박수소리가 들려오고 불이 켜지자, 부모의 산소가 눈앞에 있습니다. 어리둥절해 하는 내 옆에는 아내가 정성스레 음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철없는 아이들은 산소를 빙글빙글 돌며 장난치기 바쁩니다. 아이들을 불러세워놓고는 가족은 부모님께 절을 합니다. 고개를 들자 결혼할 사람이라며 자식들이 인사를 시켜줍니다. 잘살아라, 축하한다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집을 나갑니다. 혼자 있는 방안에는 아이들의 체온과 웃음소리만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대견하다고 생각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세월의 흔적을 얼굴에 담고 있는 자식들이 들어왔습니다. 술을 마셨는지 비틀거리며 말합니다. 사업이 망했답니다. 아내도 이혼하자고 한답니다. 또한 녀석은 애기아빠가 사기를 당했답니다. 집이 넘어갈 것 같답니다. 시골내려가서 작은 텃밭이나 일구고 개나 기르며 여생을 보내려고 남겨두었던 마지막 통장하나를 자식들 앞에 밀어 줍니다. 부모로서 할일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식들끼리 싸우고 있습니다.

그는 꿈에서 깨어납니다.....

(본 내용은 기사를 바탕으로한 픽션입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31252.html

 
 그를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감싸고 있던 것은, 부모에 대한 자식들의 감사와 사랑이 아니라, 그의 목을 죄고 있던 TV케이블이였습니다. 그가 남긴 것 또한 만원짜리 두장과 버스카드 1장, 낡은 옷한벌이 전부. 70년 인생의 마감치고는 너무 쓸쓸한 죽음입니다. 경찰은 노인이 틀니를 착용하고 있었고, 너무 오래 방치되어서 신원파악이 힘들것 같답니다.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OECD국가 중 대한민국, 노인자살률 1위
노인자살률 청년층보다 3배 높아
2008년에만 4365명의 노인자살
매년 노인자살률 증가

이유는?
자식에게 부담되기 싫어서, 병원비 부담되서, 외로워서..


그런데 정부는?
65세이상 기초노령연금 대상자를 40%로 축소하는 방안 추진중.



 
정부도 정부지만, 자식된 도리로서 여러분들이 먼저 부모님께 작은 관심이라도 보이세요.
그들도 부모이기 전에 인간일 뿐입니다. 이런말 하는 저도 부끄러울 뿐이지만.
할아버지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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