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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애국

장하나 의원이 옳고, 유창선 박사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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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일) 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박근혜는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며 그것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 했다. 그녀의 주장은 아래에서 확인하자.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나역시도 좋아하는, 진보세력으로 지칭되는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가 페이스북을 통해서 이번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하자.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선언. 물론 당장 속은 후련하다. 국회의원들 가운데 그런 얘기 하는 사람 몇 명은 있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장 의원에 대한 SNS에서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 지금 '대선불복 vs 대선승복‘의 구도는 ’특검요구 vs 특검거부‘의 구도보다 폭이 훨씬 좁을 수밖에 없다. 특검 요구로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으며 현집권세력의 입지를 좁혀갈 수 있는 구도에서 구태여 불리한 구도로 변화시킬 이유가 없다.


대선불복이냐 대선승복이냐의 선택으로 가면 불복론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기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장 의원의 불복선언이야 개인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보수언론은 그것을 민주당의 입장으로 국민에게 각인시킬 것이고 논점은 특검이나 국정원 개혁이 아니라 대선불복 여부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2014년 상반기 정국을 ’대선불복 vs 대선승복‘의 구도로 몰고가려는 것을 오히려 막아야 할 상황에서 장 의원의 불복선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직은 대선불복이나 대통령 사퇴 요구를 야당이 공론화할 정도로 정세가 발전되어 있지 못하다. 야당은 국민보다 한 발짝만 앞서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합진보당이 '박근혜 OUT'을 외치는 것과 민주당의 그것은 다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장하나의 주장이 옳고, 유창선의 이번 주장은 틀렸다. 유창선은 정치공학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그런 접근법에서는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유창선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부정선거 국면을 '대선불복 vs 대선승복' 또는 '특검요구 vs 특검거부'의 구도로 해석하면 안된다. 그건 새누리당이 원하는 것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되어왔다. 그래서 민주당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유박사는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고, 그건 앞으로도 계속 부정세력에 끌려가자는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





정의의 힘 vs 거악의 힘. 이건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도 아니고, 합리와 비합리의 대결도 아니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대결은 더더욱 아니다. 진실과 거짓의 대결이요, 선악의 힘대결이다. 결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근데 보라. 지금 민주당이 얼마나 우스운 꼴을 하고 있나. 전면에서는 '부정선거'라며 규탄을 하고 돌아서면 '그런데요 대선불복은 아니에요. 오해마세요.' 이러고 있지 않나. 민주당의 고민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재판도 진행 중이고, 사퇴를 당론으로 하는 순간 앞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 아득할 것이다. 그러나 이거 하나만은 분명하다. 민주당이 박근혜 사퇴를 주장한다고 해서 당신들에게 표를 주는 사람들이 돌아서지는 않는다. 오히려 민주주의 꽃이요, 전부이고 핵심인 국민선거 마저 더러운 유신의 군화발에 짓밟혀도 찍소리 못하는 야당에게서 국민은 등을 돌릴 것이다. 안철수 신당도 마찬가지다.


정의를 주장하는 일 모험이고 객기가 되어야 하는 세상인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둑질을 했다고 해도 경찰은 그를 체포해서 법 앞에 세워야 한다. 불쌍하고 착한 도둑놈이라서 주변에서 탄원서가 빗발쳐도 경찰은 제 일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 도둑놈이 살인까지 저질렀다면 일고의 가치도 없이 형벌을 내려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주권과 권력은 도둑질을 당했고, 뻔뻔한 감싸기와 거짓말로 사망선고 받기 직전까지 왔다. 자, 이제 어떻게 할텐가.


근거없는 믿음이 오히려 위험하다. 유박사는 박근혜 사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기다리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묻겠다. 국영방송이 되버린 듯한 언론 환경 속에서, 끝없이 물타기를 시도하는 어용단체들 속에서 '공감대의 임계점'을 어떻게 확인할텐가. 자칭 보수에는 무슨 짓을 하든 표를 주는 고정 지지층이 대략 30%라고 하는데 과연 나머지 70%를 같은 편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있다고 한들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예상이 되는가.


유창선 박사는 위험한 발언을 했다. 아마도 대혼란을 걱정해서 실언을 했을 것이다. 그는 위 주장에 이어서 '옳은 것이 아니라 힘이 있어야 이긴다'는 주장을 다시 폈다.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나온 말이지만 언뜻 '강한 것이 옳은 것이다'라는 주장으로 들린다. 통제받지 못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계급이 들으면 좋아할 소리 아닌가. 중소기업은 영원히 대기업의 종속되어 살아가야 할 것이고, 넓게 보면 일제강점기도 국가간 힘의 대결이라는 논리로 이해해야 하는가. 민주진영에서 비판하는 이승만과 박정희의 친일 행적과 장기독재집권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는 모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유창선 박사의 진의는 '전략의 필요성'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100% 이길 것 같은 싸움만 할 수는 없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한국과 브라질의 축구 경기처럼 강력해보이는 존재와 당당하게 마주서야 한다. 정말 이기고 싶다면 그래야 하는 것이고, 현시점에서는 그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어떤 민주주의도 진행형이지 완성형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부 어리석은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착각하고 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이명박 정권에서도 그랬다. 지금이 어떤 때인데 방송장악이 가능하냐고. 우리나라 기술이 얼마나 좋은데 4대강 사업으로 자연이 파괴되겠냐고. 우리 국민은 속았고, 속아줬다. 이번에도 그들은 말한다. 때가 어느 때인데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개입을 했겠냐며 개인적 일탈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얌전한 고양이처럼 굴어야 하는가.



만약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두 분이 살아계셨다면 지금의 민주당에 얼마나 실망하셨을까. 마지막으로 민주당에게 경고한다. 현실 정치 운운하면서 장하나 의원 건들지 마라. 대다수의 당신들은 머리로 지는 싸움을 하고 있지만, 장하나 의원은 뜨거운 가슴과 양심으로 이제 승리의 첫발을 내딛은 것 뿐이다. 장하나를 못지켜내면 당신들은 그 무엇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덫에 스스로 발목을 집어넣는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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