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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상문

FBI 협상전담팀은 정치인도 설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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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영화에서 자주보게되는 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요원들.
사건이 벌어진 범죄현장에서 담당 경찰서의 수사 진행이 느리거나 보다 조용하고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경우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리고는 지갑 속 신분증을 보이며 냉소적이거나 근엄한 표정으로 툭 한마디 던진다.

" 이제부터 이 사건은 FBI가  지휘하겠오."

수많은 용의자를 만나고 정보를 얻어서 범인를 체포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다. 인질이 있을 경우 기동타격대를 보내서 치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강력한 화력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협상과 설득을 통한 평화로운 해결을 우선으로 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그들은 범인에게 어떤 말을 건낼까? 여기 FBI 협상전담팀에서 '협상 교과서'로 사용하는 책이 있다.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영화 '네고시에이터' 중에서


미국 최고의 정신과 의사 중 한명이라는 '마크 고울스톤(Mark goulston)'이 펴낸 이 책은 소통의 기술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다. 이런 류의 책을 몇권 읽어보았지만 그것들 중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3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 나의 부족한 대화 기술로 인해서 이제는 멀어진 사람들의 얼굴

둘, 나의 이웃블로거 HJ님에게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

셋, 탁월한 대화 기술로 정치인도 설득(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


그것들 중에서 세번째 의문에 대해 좀더 살펴 보겠다. 재밌게도 그의 책에는 정치인에 대한 짧은 언급도 있다. 자~ 이제 그들을 정신분적학적으로 바라보자.


 FBI 협상전담반의 고수는 정치인도 설득할 수 있을까?




저자는 대화의 기술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그 방법들은 조합해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든다면 대화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 <2장 사람의 마음을 조절하는 9가지 기본법칙>은 가장 기본이되는 내용인데 그것들 중 5가지만 정치인에게 적용하여 과연 그들이 변화(설득)될 수 있을지 나의 판단으로 비교해봤다.


* 일러두기 : 설득이 가능하지 않다(X), 정치인마다 다르다(△), 설득이 가능할 것 같다(○)
1. 흥분한 내 안의 짐승을 빨리 진정시켜라!

저자 말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3개라고 한다.

가장 깊은 곳의 '파충류의 뇌(= 뱀의 뇌 = 공격모드)'
그 다음의 '포유류의 뇌(= 쥐의 뇌 = 감정모드)'
가장 바깥쪽의 '영장류의 뇌(=인간의 뇌 = 지혜모드)'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뱀의 뇌가 작동되었을 때는 그 뇌에게 말을 걸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만 인지하게 된다면 불같이 화를 내거나 겉모습은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언행으로 비판의 중심에 서게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즉, 흥분상태에서 빠르게 냉정함의 단계로 찾아들어가는 습관만 들인다면 나중에 후회하거나 새로운 적대적 인물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설득이 가능할 것 같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자신에게 불리한 것에 대해서는 차분한 척 하며 시간끌기의 명수들이다. 말 실수로 이미지가 나빠진 정치인들은 있지만 대체로 흥분된 상태로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2.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위험!

우리가 누군가를 판단하는데는 그동안의 보여준 모습을 기준으로 판단하기도 하지만 '본능적인 판단'에 의지하는 경우도 많다. 성별, 나이, 학력, 직업, 지역 등의 필터를 상대방에게 즉각적으로 적용시키는 경우다. 그런 판단이 맞을 때도 있겠지만 틀렸을 경우에는 피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저자는 경고하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에 대해 이미 알고있다는 판단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전제를 스스로 가져보라고 한다.


정치인 마다 다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대체로 자신의 언행은 확고부동한 애국심의 발로라 믿는다. 물론 대통령의 생각이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만 그렇다. 거수기 국회를 생각했을 때 그들을 설득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3. 엇나가는 상대의 욕구를 파악하라!

이 주장을 한마디로 하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라'라는 것이다. 일단 공감을 표하는 것만으로도 진정되고 대화의 실마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화 중 상대가 분노에 차있다고 생각되면 "존, 그동안 내가 자주 짜증을 내면서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했습니다. 내가 느낄 때 당신은 지금 무척 화가 난 것 같은데 그것이 맞습니까?"라고.

이것은 저자가 주장하는 '거울 신경세포'에 대한 문제다.
설명하자면 좀 긴데 자신의 상황(상태)를 누군가 반영해서 말을 할 때 인간은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공감'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설명은 좀 더 구체적인 방법들을 생각나게 한다(이것 역시 '말의 힘'이다).


설득이 가능하지 않다(X)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자신들 의견에 상대가 공감되는 듯 하면 '이겼다'라고 생각한다.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공감대가 형성되면 지금까지 자신들의 의견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양보'라는 단어를 써가며 '거래'를 하기 시작한다. 어느새 국민은 '인질'이 되어있다. (실제로 저자는 '인간의 뇌'가 작동하지 않은 사람과 대화하는 사람은 '인질'과 다름없다고 이야기 한다)


4. 관심을 끌려고 하지 말고 관심을 보여라!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 되는 말이다. 저자는 똑똑하지만 지루하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을 '흥미진진한 멍청이'라고 말한다. 상대가 중요한 사람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 '관심있는척' 하지 말고 진짜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라 평가받는 인물은 경청하는 태도부터 다르다.


정치인 마다 다르다(△)
우리나라 대다수 정치인들은 정치를 너무나 '정치스럽게' 한다. 자리만 보전된다면 어떤 비난을 받더라도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과연 시도지사를 비롯한 국회의원들, 대통령까지 국민에게 진심이 담긴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국민 모두가 성공하는 나라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의 관심과 성공을 기원하는 것이 헌재의 대한민국 모습이다. 지식인들과 각계 각층의 리더급 사람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5. 해로운 사람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마라!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의 힘으로는 변화시키기 힘들거나 절대로 바뀌지 않는 부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5가지로 그런 사람들을 분류했는데 그 중에서 변화 가능성 제로의 부류가 바로 '사이코패스'다.
 
100명당 1명은 그런 사람들이고 그들의 주된 특징은 냉정하며, 공감능력이 없고, 극도로 자기중심적이며, 냉혈한이다. 그들은 타인의 고통에 전혀 개의치 않고, 거짓말을 잘하며 들통이 나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부류 중에는 성공한 CEO로 인정받기도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당부한다. 그런 사람을 보거든 도망치라고. 뒤를 향해 힘껏 뛰라고. 그들은 상호간 도덕적 윤리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상호기전이 없다고 한다. 정말 무섭지 않은가.

또 하나의 부류는 배우, 변호사, 경영자 그리고 정치인이다.
저자는 그들의 대부분은 '나르시스트'라고 정의한다. 남의 성공과 어려움에는 무관심하면서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를 바라는 자기중심적인 인물을 말한다. 하지만 못된 인간은 아니며 때로는 파트너로서 훌륭한 성과를 올리기도 한단다. 그러나 언제든지 당신을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그들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고 그들과 가까이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도 순전히 당신의 몫이라고 한다. 즉, 변화 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설득이 가능할 것 같다(○)
우리나라 대다수 정치인들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함께 좋은 변화를 이끌려고 하지 않는다. 나와 다른 것은 힘으로 굴복시켜서라도 바꾸려고 한다. 때로는 헌법을 스스로 파괴하기도 한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파괴라면 '개혁'이겠지만, 뚜경을 열고보면 대부분 집단이기주의와 다를바가 없다. '국민'이란 단어는 그저 명분이 필요할 때만 갖다 쓴다.

그런 의미에서 해로운 사람(또는 집단)이라고 판단되면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저자의 주장을 가장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다. 슬픈 일은 '해로운 사람(집단)'에 대한 구분이 저자보다 더 넓을 것 같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정치인도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결론 맺었다.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왠지 마음 한쪽이 무겁다. 어쨌든 우리나라 정치가 조금씩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 역시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 일 것이다. 이 책에서 특별히 강조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을 내가 정리하면서 마치도록 하겠다.




"대화는 나와 상대방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 일방적인 주장은 대화도 아닐뿐더러 독재자의 명령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더 많은 문제를 양산한다. 어느 한쪽이 현란한 말솜씨로 상대방을 설득했다고 해도 결론이 항상 좋을 수 없다. 때로는 그 '설득'으로 모두가 피해를 입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진정성이다.
'대화의 기술'은 상대를 제압하려는데 목적이 있지 않고, 상대의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너와 나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의 도출을 목적으로 한다. 제대로 된 설득과 소통은 그럴때에만 의미를 갖는다."


-유쾌한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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