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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상문

글쓰기 잘하는 방법, 다독과 다작은 정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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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글 잘쓰는 방법. 많은 책을 읽고 많이 써보면 실력 향상이 될까?


글쓰기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도 그 중 한명입니다.
저의 비루한 글쓰기 솜씨를 생각하면 이런 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낯뜨겁지만
어제 다 읽은 '글쓰기 훈련소'라는 책에서 동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에 나옵니다.




글쓰기 관련 서적을 읽을 수록 글쓰는 일이 더  조심스럽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다만, 그것을 저는 좋은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일테니까요.
제 이야기를 조금 해야겠군요.

저는 오래 전부터 글쓰는 일에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중학생 시절부터 또래들과 달리 글을 많이 써왔습니다. 독서광은 아니지만 책도 적게 읽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말하는 것보다 눈으로 읽고, 손으로 쓰는 일을 더 즐겼기 때문에 보통의 다른분들 보다는 다독했고, 다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소설가 수준이 못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티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에 제가 착각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제가 봤을 때 '글을 정말 잘쓴다'하는 분은 극소수지만, 제 수준 정도의 글을 쓰는 분은 너무 많았습니다. 그것은 제게 작은 충격이었습니다.




지은이 임정섭은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기자 출신으로 총 3권의 저서를 출판했으며, 자신만의 글쓰는 방법을 창안해서 특허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북데일리>라는 책뉴스 사이트를 설립했으며, 기업과 공공기관 강의를 하면서 효과적이고 전달력이 우수한 글쓰기 방법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간단하고 쉽게 글 잘쓰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표지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습니다. 표지디자인만 보면 복잡한 거미줄 처럼 연결된 조언들이 글쓰는 일을 쉽게 느껴지도록 하지는 않습니다. 책의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이죠.


저자도 알고있고 보통의 우리도 알고 있는 글 잘쓰는 방법. '다독과 다작'.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이제 맨 처음 질문에 대해 제가 깨달은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글을 잘 쓰려면 책도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A. 글 잘쓰는 기술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연습해야 합니다.
무작정 읽고, 많이 쓴다고 문장력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조금더 구체적인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제시한 핵심적인 비법은 포인트만 알면 글쓰는 일이 쉽다는 '포인트 라이팅'기법입니다.
이 부분이 아주 색다른 주장은 아닌듯 합니다. 다만 글쓰는 일이 어려운 초보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글쓰는 일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포인트 라이팅'만 정확히 이해하셔도 글쓰는 일에 자신감이 붙을 것 입니다.


'포인트 라이팅'이란 무엇일까?


당신에게 인상적이었던 말, 행동, 색상, 표정 등....모든 것이 해당됩니다.
아주 유치한 것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의미가 되었던,
자꾸 생각나게 하는 그 무엇입니다. 직접 예를 작성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당신은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당신은 지하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뛰듯이 내려 갑니다. 마침 전동차가 소리를 내며 플랫폼으로 들어옵니다. 제일 짧은 줄 뒤에 서있다가 간신히 올라탑니다. 그곳에서 당신은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됩니다. 한순간 마음을 뺏깁니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이 좋지 않습니다. 콩나물 시루같은 곳에서 몸을 조금 움직여 반 보 정도 가까이 갑니다. 이제보니 그녀 뒤에 서있는 남자의 행동이 이상합니다. 바지주머니에 넣은 손이 그녀의 몸을 더듬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당신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서 자신도 모르게 외칩니다.

"여기 성추행범이 있습니다!"




이 일은 당신의 실제 경험담이며,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쓴다고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것 주제로 글을 작성하겠습니까?

포인트1, 지하철 성추행 범죄 발생이유 그리고 대책
포인트2, 서울인구 집중화 현상과 대중교통의 개선방향
포인트3, 우연히 보게된 여자에게 마음을 뺏긴 자신의 심경
포인트4, 자신도 알지 못했던 불의에 대한 용기
포인트5, 1~4번 모두


포인트는 더 많이 나눠질 수 있습니다만 일단 5가지 정도로 구분했습니다.
저자는 글쓰기 전문가라고 해도 '포인트5번'으로 작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작성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주제가 압축되기 힘들어서 인상적인 글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죠.
그럴때는 자신의 마음에 가장 깊게 남았던 한가지를 선택해서 작성해야 합니다.

포인트2번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글재료를 모아봅니다.

<기자적 글쓰기(사실성에 중점)>
글재료1, 서울인구와  연도별 증가율
글재료2, 신행정수도 건설과 그 의미
글재료3. 신행정수도 관련한 정치인들의 이기적인 행태
글재료4, 청장년층이 사라진 지방 경제의 몰락 현상
글재료5, 지하철 요금과 이용 현황
글재료6, 지하철과 버스의 연계 용이성

<작가적 글쓰기(문학적 느낌으로)>
글재료7, 잃어버린 첫사랑과 남녀관계의 어려움
글재료8, 지하철에 관련된 여러가지 추억 



언뜻 생각나는 글재로만 해도 저 정도 분량이 나옵니다.
인터넷 검색이나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아보는 일은 요리하기 전에 식재료를 준비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만약 글재료 자체가 너무 방대하다면 저 중에서 일부만을 특별재료로 만들어서 다른 재료에 비해 구체적인 자료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개요' 수준으로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이것이 포인트 라이팅의 기본방법입니다. (특별재료에 대한 부분은 제 생각입니다.)


그래도 어려우시죠? ^^
그렇다면 짧지만 세가지를  추가로 염두하고 연습해 보세요.

* 마구써볼 것
* 이해하기 쉽게 작성
* 단문으로 작성할 것

문장을 일부러 길게 쓰는 일(장문)은 겉멋입니다. 제가 과거에 그랬던 기억이 있어서 부끄럽네요. 꼭 필요할 때가 있지만 한 문장에 두 가지가 넘는 이야기를 쓰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블로거들 중에는 자신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분이 계십니다. 그러나 어려운 것을 쉽게 이해되도록 쓰지 못하면 결코 좋은글이라 할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머리에서 생각나는데로 그냥 써보는 것 입니다. 맞춤법, 띄어쓰기도 의식하지 말고, 수정하려고 생각하지도 말고 그냥 써보는 것입니다. 경험을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마구쓰기'는 의외로 신선한 글이 나오기도 합니다. 아마도 '잘 써야 한다'라는 강박증을 벗어나서 홀가분하고 편하게 작성했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이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 전문가도 글쓰는 일은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실용적인 글쓰기를 포기하면 안됩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말도 조리있게 할 수 있게 도와주며, 인생을 좀더 풍성하게 만드는 '스페셜 스킬' 같은 것 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비밀의 문'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필하세요.

[관련 포스트] 이외수의 '글쓰기 공중부양'을 읽고

글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상대와 소통하는 도구다. 은유나 비유와 같은 수사법은 그 다음 이야기다.

'글에 꼭 들어가야 할 요인은 무엇인가', '어떤 점을 두르러지게 할 것인가', '어떻게 써야 상대를 설득할 수 있을까' 따위의 고민이 '어떻게 멋진 표현을 쓸가'보다 앞서야 한다. 바로 실용적 글쓰기의 고민이다.

Part1 '글쓰기에 대한 생각바꾸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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