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본 영화

폐가, 추천할만한 한국 공포영화 될려다 말았네

반응형



오랜만에 영화를 봤습니다. 선택한 것은 한국 공포영화 '폐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으로 아쉬운 공포영화'라는 것입니다. '블레어윗치'나 '파라노말 액티비티' 류의 페이크다큐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영화가 가지지 못한 몇가지 단점이 바로 보이더군요.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점이 너무 크다보니...


'폐가'를 새벽에 불끄고 혼자 봤습니다.
오랜만에 공포영화를 감상했던 탓인지, 조금은 낮은 방온도 때문인지, 특유의 감정이입 때문인지...솔직히 무서웠습니다. 중간에 방에 불을 켰고, 무릎담요로 어깨를 감쌌습니다. 나름대로 어두운 폐가를 둘러보고, 서서히 사건이 전개되기까지는 긴장감 유지가 잘 되었습니다. 낯설은 배우들의 출연으로 영화라는 느낌도 상당히 상쇄되었구요. 그러나, 이 영화의 문제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상상력 부족






기본적으로 '블레어위치'와 비슷한 구조로 진행됩니다.
특히 시작부터 그렇습니다. 동네 사람들의 '폐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부터 시작을 합니다. 사실 그것은 영화 내용상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만 이렇게까지 따라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동네주민들 인터뷰에서 '폐가'가 된 이유가 모두 나와버립니다. 그 분량도 제가 볼때는 상당합니다. 저라면 이렇게 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촬영이 끝난 상태였다면 편집에서라도 사전탐방과 학생들 미팅 장면등의 전개 부분에 핵심적인 인터뷰만 삽입하는 방식을 택했을 것 입니다. 이 부분 말고도 전반적으로 신선한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장르의 신선함 외에는.




제한된 시각이 답답함을 주기는 하지만 공포심을 증폭시키는데는 정말 좋은 방법이고, 실제로 공포영화에서는 의도적으로 주인공들의 시각을 짧고 좁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틈으로 본다든가, 창문 틈으로 본다든가, 꺾인 골목이나 복도가 자주 나온다든가, 어두운 공간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 장점을 가진 장르를 선택했음에도 '복선'으로터 유치한 '귀신얼굴' 등장은 정말 아니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 공포영화의 고질병이 등장한 것이죠.




이 장면은 제가 좋게봤던 장면입니다.
기념사진을 찍는 상황인데요, 핸디카메라에게 무심코 찍혔지만 그것이 은근한 긴장감이 주더군요. 누군가는 죽게되리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죽는방법이 기존의 공포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동호회 회원 최우람이 쓰러진 모습을 보자마자 '귀신의 짓'으로 바로 인식하듯이 도망치는 장면은 작위적이었습니다. 운영자인 임완수가 죽은 장면 역시 괴력의 살인마가 했다면 모를까 '귀신의 짓'으로 이해하기에도 억지스러웠습니다. 그나마 녹음기사로 나온 신소율이 영화의 컨셉에 가장 어울리게 죽었을 뿐이었습니다.




영화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으나, 내용은 기존의 공포영화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확실한 이벤트로 실망의 끝을 보여주더군요. 초중반에 있었던 나름의 긴장감이 후반으로 갈수록 실망감으로 바뀌는 기분은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시간이 아깝다'라는 생각이 주게 마련입니다. 또한 귀신의 존재를 사람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영상으로 담아내는 순간 공포감은 유치함으로 바뀌기 쉽습니다. 투자자와 제작사 그리고 감독의 방향이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보여주기식 장면이 필요하고 판단하면 할수록 그 공포영화는 결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한국 공포영화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관계자들이 관객의 수준을 단편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관련 포스트] 무료 웹하드 추천? 딱 좋은 3곳만 추천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