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신간 할인폭, 오프라인과 같아져… 서비스 차별화 등 모색
‘직원 2명, 하루 매출 40만원.’
1997년 9월 9일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인터넷서점인 인터넷교보의 당시 성적표다. 국내 유일의 온라인서점이었던 만큼, 인터넷서점 업계의 전체 성적표나 마찬가지였다.
그로부터 10년. 인터넷서점은 39개로, 전체 매출은 5,727억원으로 늘었다(2006년 말 기준). 올해 매출은 7,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약 2조원대 규모의 국내 도서시장에서 인터넷서점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그런데 잘 나가던 인터넷서점들이 요즘 고민에 빠졌다. 다음달 신간 서적의 할인폭을 제한하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서점들은 성장의 동인이었던 가격할인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10년 만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서점들이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온라온 기능 강화 등 서비스 경쟁에 나섰다. 이른바 ‘도서정가제’로 불리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2003년부터 5년간 한시 도입됐던 출판 및 인쇄진흥법을 대체하는 법으로, 올해 6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의 골자는 신간 서적의 할인폭 제한이다.
기존 출판 및 인쇄진흥법은 인터넷서점에 한해 출간 1년 이내의 서적을 신간으로 분류해 10% 가격할인, 10% 마일리지 적립 등 총 20% 할인혜택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또 출간 1년이 넘는 책들은 서점 마음대로 할인폭을 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신간의 적용 기준을 출간 1년6개월 미만으로 늘렸고, 가격 할인폭도 마일리지를 포함해 10%로 제한했다.
즉, 예전에는 정가 1만원인 책을 8,100원(가격할인 10%, 할인가격 대비 마일리지 적립 10% 적용)에 팔았으나 10월 이후에는 9,000원에 팔아야 한다. 결정적으론 오프라인 서점들도 신간 서적을 10% 할인해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 인터넷 서점이 가졌던 가격할인 이점이 사라진 셈이다.
최대의 무기를 빼앗긴 인터넷서점들이 선택한 카드는 서비스 경쟁이다. 인터넷교보는 도서 손상 방지용 자동포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책을 특수 개발한 진공 완충제로 둘러싸 포장하는 자동 기계장치를 도입, 책의 손상을 막도록 했다.
온라인 기능 강화도 눈에 띈다. 인터파크도서는 이달 초 책 블로그인 ‘북피니언’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원들이 서평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북피니언은 책을 매개체로 다양한 블로그가 연결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상품 취급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DVD, 음반, 게임 등은 오래 전에 판매를 시작했고 새로 디지털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인터넷교보, 예스24, 알라딘 등이 도입을 검토 중인 ‘오디오북’은 책 내용을 성우들이 녹음해 디지털 파일로 제공한다.
800~1,000원에 제공되는 오디오북은 MP3 플레이어, 휴대폰 등으로 간편하게 들을 수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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