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수다방

얼로즈온라인, 게이머가 외면하는 망겜으로 진행되는 이유

반응형


몇일 전 러시아 게임인 <얼로즈 온라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했었습니다. 상당히 재밌는 온라인 게임으로 결론을 냈지만 이 게임은 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게임입니다. 일명 '망겜'이라고 합니다. 재밌는데 망할 것 같다? 잘못된 표현이 아니라 그만큼 매니악한 온라인 게임입니다. 저 역시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좋은 게임이면서도 왜 사랑받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짧게 써볼까 합니다.




 1. 완벽하지 못한 한국어 이식

퀘스트에서 주는 몹이름과 실제 사냥하는 몹 이름이 다른 경우도 있고, 스킬 설명도 혼란스러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게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고, 평소 연구하는 자세로 하는 분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다수의 유저가 편하게 접근하기는 분명 힘든 일입니다. 최소한 정확한 정보는 주고서 스킬 조합 연구를 해도 해야지요. 이건 대단한 단점이 됩니다.

 2. 고난이도의 퀘스트

공략 사이트를 보지 않고서는 퀘스트 진행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중간 중간 어려운 퀘스트를 통해 즐거움이 배가 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이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을 쉽게 지치게 합니다. 실제로 '인벤가면 다 있어요'라는 답변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겜을 즐겨본 분들은 모두 아실 겁니다. 퀘스트 밸런스가 실패했다고 봐야 맞습니다.

 3. 넷마블은 역시나 돈마블

최근에 탈 것 중에 '드레드노트'라는 것이 등장해서 잠깐 논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공격력과 이동속도가 월등한 저 완소 아이템은 '뽑기 운'으로만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현질을 많이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유리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똑같은 현질이라도 일반적으로 '아이템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게임에서도 경험하게 해주는 나쁜 시스템이라는 거죠. 저거 뽑으려고 몇십만원을 하루에 결제한 사람들이 상당 수 있습니다. 자기 돈 자기가 쓰는 것이기만 제가 보기는 좀 그렇더군요. 낭비같다는 생각...

 4. 한국 게이머와 맞지 않는 게임성

빠른 레밸업? 만렙 46. 레밸업이 쉬울리가 없죠.
화려한 스킬? 별로 화려하지 않습니다.
멋진 시나리오? 내용에 관심 있는 한국 유저들 많지 않습니다.
방대한 컨텐츠? 한국 유저들의 컨텐츠 소비 속도는 세계 1위 입니다. 
전문직업으로 제작하는 재미? 전문제작캐릭을 제가 만나 본 기억이 없습니다.
진정한 쟁(전쟁) 중심의 게임? 이거라도 재밌으면 좋겠습니다만...할 말이 없네요;;;;

한국 게이머들을 대체 무엇으로 사로 잡을 수 있을까요?


죽으면 가는 연옥. 그러나 게임 자체가 '연옥화' 되어가는...ㅠ.ㅠ


총평을 하자면...

'얼로즈 온라인'은 분명 훌륭한 게임이지만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습니다. 어떤 변명도 필드에 '사람이 없다'는 것 앞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현실을 인정해야죠. 직접 해보세요. 한참 게임에 빠져있을 저녁에도 저렙맵에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니 쟁이 제대로 될까요? 반드시 파티로 해야만 하는 퀘스트 진행이 제대로 될까요? 커뮤니티 없는 온라인 게임이 성공하는거 보셨습니까?? 보통 '전체말(세계말)'은 게임 정보 교환과 가벼운 수다 또는 말싸움이 많아야 정상인데....허구헌 날 나오는 말이 '퀘 같이 하실분~', '이거 어떻게 하는 거에요?'가 거의 전부 입니다. 말 다한거죠.

그렇다면 어떤 게임이 사랑 받을까?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개성있는 캐릭터와 다수의 직업을 전제로 제 생각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특징은 일단 '스피드와 화려함' 입니다. 공격모션도 크고 화려하고 빨라야 합니다. 만렙도 100단위 정도는 되어야 레밸업의 재미를 수시로 느낄 수 있죠. 그리고 게임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메인 퀘스트 외에 게임을 통한 커뮤니티 공간이 많아야 합니다. 아무 곳에서나 서로 '싸움'을 할 수 있다든지, 인스턴스 던전을 통해 닥사(사냥)와 퀘스트 외에 즐길꺼리가 풍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게임에 오랜 시간 집중이 가능하고, 게임사든 퍼블리싱 업체든 돈을 벌 수 있죠.


그에 비해 '얼로즈 온라인'은 게임 시나리오에 매우 충실한 게임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장점이고 단점일 수 밖에 없죠. 외국에서는 어드벤처 게임이 인기가 높은데(지금은 달라졌겠지만) 외형보다는 내용을 음미하며 즐기는 그들만의 성향이 '얼로즈'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 보입니다. 좋은 게임이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없는 현실. ㅠ.ㅠ 저도 조금만 더 업을 하면 만렙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냥 현질없이 편안하게 즐기려고 합니다. 넷마블에서 '리프트 온라인'도 서비스 할 예정이라는데....무척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도 되는군요. 얼로즈의 전철을 밟을까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