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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른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암놈 고양이를 기르고 있습니다.
이름은 양순이고, 아직은 성묘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장난을 너무 좋아하고,
제 손 깨무는 것도 좋아해서 얼마나 아픈지 모릅니다.
그래도 자기 이름을 부르면 알아듣는지 나를 쳐다볼 때는 얼마나 이쁘던지요.
그런데 집에 애완동물을 기르는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동물들이 가끔 허공을 보면서 이상한 행동을 할때가 있다는 것을요.
바로 어제 저녁이었습니다.
쇼파에 누워서 개그콘서트를 보고 있었습니다.
양순이는 방바닥에서 자기꼬리를 가지고 혼자 놀고 있더군요.
한참 보다가 '달인' 코너가 막 시작될 때쯤
양순이가 조용하길래 고개를 돌려서 뒤를 보니,
양순이가 얌전하게 앉아서 허공을 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양순이 시선을 따라가보니 날벌레 한마리가 있더군요.
저는 다시 TV를 시청했습니다.
양순이는 그 놈을 잡을 생각으로 뽈짝 뽈짝~ 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기분이 꽤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주 난리가 아니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가 누워있는 쇼파에도 오르락 내리락 하길래
양순이를 들어서 제 배위에 올려 놓고 말했습니다.
"아이구, 이놈아 좀 조용히 놀아라"
그랬더니 같이 놀자고 하는 말로 들었는지 제 손을 깨물면서
뒷다리로 제 손을 막 긁더라구요. 얼마나 아픈지 다시 소리를 질렀어요.
" 양순아! 아프다구!"
그런데....
그때 양순이가 깨물던 손을 놓더니 다시 허공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다시 고개를 돌려서 뒤를 살펴봤죠.
날벌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기나 파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왜? 뭐가 있어?"
그랬더니...양순이가 제 뒤쪽 허공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고개를 천천히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날벌레를 찾을 때와는 분명 달랐습니다.
움직이는 그 무엇과 똑같은 속도로 고개를 돌리더니,
누워있는 제 바로 옆에서 고개를 멈추더라구요.
저도 고개를 돌리고 제 옆을 올려봤습니다.
그냥 천장만 보였습니다.
그때까지 양순이는 고개를 내리지 않고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특유의 느린 눈깜박임을 두어번 하더니
제 손을 벗어나 바닥으로 내려가서
싱크대 밑에 조용히 앉아있더군요.
헉!!!
순간, 저는 오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양순이가 뭔가를 본 것 같습니다!
대체 무엇을 봤던거죠? 설마 귀신은 아니겠죠??? ㅠ.ㅠ
저번달 저녁에 아무도 없는 거실을 한참이나 보고 있던 양순이. 그래서 사진을 찍을 수 있기는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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