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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모임을 잘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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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군요. 일요일 오후에 외출을 했습니다. 버스를 탔는데 진짜 신기한 모습을 봤습니다. 어떤 여자분이 좌석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더군요. 버스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 여러분은 최근에 보신적이 있나요? 저는 그 모습을 보고 '대단하네'라는 생각이 정말로 들었습니다. 그 여자분 얼굴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책을 멀리하며 사는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여자분의 얼굴은 끝까지 못봤지만......아마 제 눈에는 꽤 예뻐보였을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면 여운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군가와 책에 대해서 수다를 떨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있죠. 다른 사람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감명 깊었던 부분은 어딘지, 재미없게 읽었다면 왜 그런지가 궁금한 것이죠. 그럴때 독서토론 모임에 참석한다면 그런 부분을 해결할 수도 있고, 또다른 책읽기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서토론 모임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래 기술된 방법이 전문적이거나 규격화된 방법은 아닙니다만, 가까운 사람들과 독서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참고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1. 독서토론의 목적을 정확히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모임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해야 중도에 길을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서토론 모임의 나침반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2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a. 책 자체에 대한 평가 및 분석 하기

줄거리를 기본으로 작가의 의도를 중심에 두고 토론을 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저자와의 만남' 같은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인물, 대화, 사건전개, 개연성, 클라이막스, 결말, 표현력, 구성 등에 대해 좋았던 점, 나빴던 점, 궁금한 점 등을 서로 토론하는 것입니다. 물론 전반적인 감상평도 포함됩니다.



b. 책에서 뽑아낸 주제로 토론하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문제작 '롤리타'로 토론한다고 가정해 보죠. 주제를 하나 정합니다. 예를 들어서 '나이 많은 남자가 어린 여자를 사랑하는 것이 비난받을 일인가'로 정할 수도 있고, 좀 더 노골적으로 '여고생의 사랑과 섹스는 위험하고 저급한 것인가'로 해도 좋습니다. 책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도 좋고, 내용과 조금 다른 간접적으로 연관된 주제도 좋습니다. 주의할 것은 주제를 너무 추상적으로 설정하면 안됩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이런 식은 곤란하고,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으로 제시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a방법 보다는 b방법을 추천합니다. 소설가가 될 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더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근데 2가지 방법이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는 양쪽의 관점을 서로 침범하게 되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처음부터 이런 구분도 없이 토론을 하게되면 효과적이고 실속있는 토론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b방법을 기준으로 해서 작성했습니다.






 2. 진행자는 토론의 수준을 만든다


여러사람이 토론을 하다보면 돌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즐겁고 자연스러운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진행자 선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죠. 그렇다고 진행자가 100분토론 처럼 원할한 진행에만 신경쓰는 것은 아닙니다. 토론자로서 참여하지만, 토론의 흐름도  틈틈히 조율 하는 것입니다. 진행자는 시간배분, 의견충돌의 조정, 흐름전환 등을 최소한의 개입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다음 3가지에 모두 적합한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가 모임의 평균보다 많은 사람 중에서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 중에서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사람 (센스있는 사람)




 3. 독서토론의 기본적인 룰


상황에 따라서는 한명씩 모두 발언하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율적으로 ,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집에서 친구들과 수다떠는 기분으로 편하게 말이죠. 그러나 토론이라는 형식을 갖고 있기에 서로가 반드시 지켜야 할 매너 또는 약속, 개념이 있습니다.


 선정된 책은 반드시 정독 후에 참석해야죠. 

 토론시간과 쉬는 시간을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자신이 말하는 순서와 경청하는 순서를 꼭 지킵니다. 끼어들기 금지! ^^

 독서토론은 주제에 걸맞는 정답을 찾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타인의 의견과 다른 생각을 말 할때는 단어 선택을 조심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설득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것이 토론의 목적이 아님을 이해합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자랑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뒤에서 손가락질 받으니 조심. ^^

 목소리 크기와 말하는 속도가 모든 사람들이 듣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세요.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분 한분만 계셔도 매끄러운 진행에 방해가 됩니다.


 독서토론은 자기의 생각을 말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모임을 갖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특정 사람과 완전히 상반된 의견을 펼때는 상대방의 기분을 염두하지 않으면 자칫 감정이 상하게 됩니다. 눈치없는 사람들은 말 끝마다 '그렇게 생각하면 문제인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는 식의 발언을 서슴없이 하기도 하죠. 그런 경우에는 진행자가 토론을 잠깐 멈추고 따로 불러서 말하거나, 그 자리에서 부드럽고 가볍게 주의를 줘야 합니다.




 4. 도서 선정 방법


독서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한 권의 책을 선정해서 모두 읽어본 후에 참석해야 기본 원칙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책을 골라야 좋을지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실 어떤 책이든 상관은 없습니다. 회원 모두가 동의만 한다면 말이죠. 그렇지 않다면 다음의 몇가지 기준을 갖고 책을 선택하세요.


 단편집, 시리즈물, 시집 종류

 현재 구하기 어려운 책

 내용은 좋지만 두껍고 지루한 책

 유명 작가의 책이라도 검증되지 않은 신간은 제외

 전문서적 제외 (과학, 컴퓨터, 정치, 종교, 경제 등...)


 정치나 종교 관련 책의 경우는 서로가 극과 극의 주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죽음의 메세지가 있는 책의 경우는 상관이 없겠죠. 정치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즉, 종교나 정치 그 자체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사회문제, 교육문제 기타 교훈적인 내용이 있다면 상관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적 허영'에 빠지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좀 있어보이려고 평소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주장하거나 어려운 단어를 남발하고, 유명한 저자만, 유명한 고전만, 베스트셀러만 고집하는 등의 태도는 자신에게도 모임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건 이미 자신의 수준이 3류임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순수문학하는 사람들이 장르문학 무시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독서토론은 자신과 타인, 사회를 폭넓게 이해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행위입니다. 그것이 결국 자신의 내면을 더욱 성숙하게 만듭니다. 재밌게 읽을 수 있고, 토론할 수 있는 실용적인 주제만 뽑아낼 수 있다면 만화책도 상관없습니다. 


멋진 옷을 입으면 잠깐 아름답지만, 책을 많이 읽으면 항상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둘 다 갖췄다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책읽는 습관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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