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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애국

위키리크스, 김정일발언 보니 마음이 착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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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위키리크스 문건이 공개되면서 작은 파장이 있더군요.
그것이 남북관계 그리고 정부와 현대그룹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잘 공개되었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그리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현 정부의 생각'과 '남북관계라는 것이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선 방북 직후 2009년 8월 25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 대사에게 말했다는 하소연을 들어보지요.

"나는 북한보다 남한에서 보다 많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남북당국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평양과 합의한 5개항의 실현은 불가능할 것" - 현정은 -


MB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의 표시입니다.
지금은 '잘못된 진의'라고 해명을 하고 있으니 정부는 이해하는 척 하면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이 소식을 알고 있는 많은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자칭 보수라는 사람들까지도요. 

MB정권의 대북강경책으로 남북관계가 멀어졌고,
그것은 곧 현대와 북한과 사이에 구조적인 장애물로 표출될수 밖에 없다는 것은
머리달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새삼스럽게...-_-;;;

문제가 있다면 대기업 총수의 직설적 표현이 공개되었다는 것 뿐이죠.
'MB정부=관계 발전의 장애물'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순간이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김정일의 발언'에 대한 것입니다. 그가 했다는 말들만 뽑아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과 일본과의 관계는 현재 사상 최악."

"중국을 믿지 못하고 있다."

"남북관계에서 통일부가 밀려나고 북한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교부가 주도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어려움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상호불신."

"이명박 정부는 왜 전 정권의 남북대화 경험을 이용하지 않느냐."

"두 대통령은 고인이 됐지만, 나는 아직 살아있다. 합의서 정신을 존중해야 한다."

"개성공단에 대기업의 참여가 부족하다."

"아리랑공연에서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미사일 발사부분을 삭제하는 등 미국인의 취향에 맞게 수정했으며,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많은 군인들이 출연하는 장면을 학생들로 대체했다"


* 김양건(전 노동당 통일전선 부장) 발언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남한에 대해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은 작지만 강한 나라라는 것을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것."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수완 좋은 사업가들이 협력하면 모두가 잘 살수 있다."

"남북한이 송환협상을 할 때 한국이 식량원조를 제의해 줬으면 좋겠다. 다만 현회장 아이디어라고 해야 한다."

<출처링크>


저것은 현정은 회장이 미 대사에게 '김정일 발언'이라며 전한 말입니다.
드러난 것이 저 정도면 실제로는 김정일과 더 깊은 대화를 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김양건의 발언 역시 김정일의 의중과 상관없는 발언은 할수 없다고 했을 때 허투로 들리지는 않는 것이고요. 그런데...김정일의 발언에서 무엇이 느껴지십니까?


현정은씨는 그래봐야 한국의 대기업 3위의 회장에 불과합니다.
인정하든 못하든 김정일은 한 국가의 수장입니다.

그런데 저로서는 나라의 대표와 대기업 회장 사이의 대화치고는 한쪽이 일방적이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김정일이 외국 대기업 회장에게도 저런 아쉬운듯한 발언들을 직접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말 속에는 답답함과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특히, 중국을 믿지 못하고 있다..라는 발언은 대단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김정일 개인에 대한 착찹함이 아니라 '한민족으로서의 슬픔', 'MB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분노가 교차되더군요. 그렇다면 60년 이상 이렇게 변함없는 사이가 된 것이 전적으로 북한 잘못만 있는것입니까? 가진자가 아량과 기다림으로 베풀면서 상호신뢰의 관계를 주도적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입니까? MB정부는 그렇게 무능력합니까??


2009년 이산가족 상봉 후 헤어지는 모습


나는 MB가 오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MB와 보수층 사람들은 북한이 더 어려워졌을 때 강경하게 나가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MB의 통일발언도 그런 취지에서 발언한 것 같고요. 그러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것이고, 구석에 몰린 쥐새끼는 고양이를 물수도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국지전 위험이 상존하는 일상 속에서 압박으로 평화통일을 말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모순이고, 무능한 대외협상력의 반증이 아닌가 합니다. 국가의 미래를 담당하는 정치인들과 고위 공무원들! 신묘년 새해에는 제발 정신 좀 차리시기를 바랍니다.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토끼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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