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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vs 오사카, 이명박 출생지는 어느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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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vs 오사카, 이명박 출생지는 어느 곳?
[단독] '뜨거운 온라인 논쟁' 취재해보니...
07.01.07 22:54 ㅣ최종 업데이트 07.01.09 11:44

▲ 8일 오전 조계사 총무원장을 예방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최근 이 전 시장의 출생지 논란에 관해 사실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는 기자에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그것은) 우리 어머니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정치라고 하지만 우리 어머니를 일본 사람이라고…" 라고 답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경북 포항(또는 영일)인가? 일본 오사카인가?

각종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출생과 관련된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네티즌들이 지난해 말부터 "이 전 시장의 출생지는 경북 포항이 아니라 일본 오사카", "이 전 시장의 이름이 명박(明博, 일본식 이름 : 아키히로)인 것도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권 언론들은 하나같이 침묵을 지키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극우 성향의 논객 지만원 박사는 4일 인터넷신문 <뉴스타운> 기고문을 통해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명박이 수태됐을 당시 대부분의 앞서가는 조선인들은 조선이 영원히 일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일본과 동화하려고 마음먹었다 한다. 그래서 이명박의 부모 역시 일본에 완전 동화하기 위해 이명박의 이름을 아예 일본 이름으로 지었을 것이라는 것은 무리 없이 이해가 간다… (중략) 이런 이명박이 만일 대통령이 됐다 하자, 일본 사람들은 이명박이 일본 이름이라 생각할 것이다. 일본계의 후지모리가 페루의 대통령이 됐듯이 수많은 일본 사람들은 한국에서도 일본계가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 박사는 이 전 시장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가리켜 "한국에서 이명박과 배다른 형으로 태어났다 한다"는 주장까지 폈다.

이 전 시장의 공식 홈페이지 프로파일 난에 출생지 기록이 빠져있고,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인물정보마다 이 전 시장의 출생지에 대한 언급이 들쭉날쭉한 것도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명박 캠프의 한 관계자도 "인터넷에서 그런 얘기가 도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이 전 시장에게 따로 물어볼 일도 아니고… 우리끼리는 다들 (이 전 시장의 출생지를) 포항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네티즌들이 제기한 의혹을 취재한 결과, 이 전 시장의 일본 오사카 출생설은 사실임이 드러났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 홈페이지에 공개된 프로필 화면. 출생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있다.
ⓒ www.mbplaza.net

이명박 전 시장 '오사카' 출생설...네티즌들 갑론을박

이 전 시장의 출생 전후 가족사가 비교적 상세히 소개된 책은 자유기고가 김규 씨가 2005년 11월에 펴낸 저서 <고건 대 이명박 : 2007 대격돌>. 이 책은 이 전 시장의 선친과 그의 가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이명박은 1941년 12월 19일 일본 오사카에서 아버지 이충우씨와 어머니 채태원씨 사이의 4남3녀중 3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 이충우씨는 1907년생으로 포항에서 북쪽으로 30여리 떨어진 경북 영일군 흥해면 덕성동 농사꾼 집안의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물려받은 농토가 없었으므로 젊었을 때부터 고향을 떠나 소나 돼지를 대량으로 키우는 목축 일을 익혔다. 마침내 아버지는 1935년 고향 친구 몇 사람과 함께 살길을 찾아 일본으로 건너갔다. 도일 후 오사카 근교에 있는 목장에 취직해 목초를 베고 축사를 돌보는 목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는 남의 나라에서 고향땅 머슴살이보다 더 고달프고 서러운 생활을 하였으나 부지런히 일한 덕택에 얼마간 저축도 할 수 있었다. 이 저축을 바탕으로 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을 했다. 결혼 후 부부는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하였고 그곳에서 여섯 남매를 낳았다. 그래서 이명박도 일본 오사카를 출생지로 가지게 되었다. 일제가 패망하자 아버지는 내 나라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1945년 11월 이명박의 여덟 가족은 오사카에서 짐을 꾸려 시모노세키항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임시 여객선에 올랐다. 그런데 정원을 초과한 귀국선은 대마도 앞바다에서 그만 가라앉고 말았다. 승객들은 모두 구조되었으나 모든 짐들은 배와 함께 수장되었다. 맨몸으로의 귀국이었다."


이 전 시장의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도 7일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전 시장이)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것은 확실하다. 본적은 한국으로 되어있고, 출생지가 일본"이라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이 전 시장이 4살 때 귀국해서 포항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를 포항 출신으로 보는 것도 별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도 그 동안 출생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면 답변을 회피하지는 않았다. 그는 2005년 10월 13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한 패널로부터 출생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당시 발언록을 보면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출생지가 경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황정미 세계일보 정치부장 : 이 시장 프로필에 보면 출생지가 경북 영일군으로 나와 있는데 거기서 태어나신 건가요?
이명박 : 아닙니다. 저희 아버님이 돈을 벌려고 일본에 가셨다가 일본에서 애를 낳아가지고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 어려서 철없을 때 들어왔습니다. 원 고향은 경북 영일군입니다. 거기서 우리 형제들은 다 낳았고 우리 부모님들 고향은 그 쪽이죠.

황정미 : 아주 어릴 때 일본에서 태어나셨으면 기억은 전혀 없으시겠네요?
이명박 : 기억이 없다고 봐야 되겠죠 너무 어려서. 해방되면서 철없이 난파선을 타고 들어왔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이 전 시장은 95년에 쓴 에세이 <신화는 없다>에서도 바다와의 질긴 인연을 설명하며 "일본에서 태어나 해방된 조국을 찾아 돌아오던 때 귀국선은 대마도 앞에서 난파했고, 일본에서 벌어 모은 얼마간의 돈은 수장되고 말았다"고 회고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오사카 출생 확실...4살 때 한국으로 돌아와

▲ 자유기가고 김규 씨가 펴낸<고건 VS 이명박 : 2007 대격돌>. 이명박 전 시장의 가족사가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되어 있다.
ⓒ 국일 미디어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은 이 전 시장의 출생지를 '경북 포항'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도 최근까지 이 전 시장의 고향을 '포항'으로 보도해왔다. 그러나 고향의 사전적 의미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라고 할 때, 이 전 시장의 고향이 오사카이든 포항이든 이는 '절반의 진실'을 담을 수밖에 없다.

그 동안의 언론보도에서는 이 전 시장의 출생지가 '경북 포항시 북구 홍해읍 의창면 덕성동'으로 되어있는데, 이 시장 주변에서는 언론들이 본적과 출생지를 혼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득 부의장은 "출생지와 본적은 다르다. 누구든지 본적을 뜯어보면 출생지가 어디인지 다 나와있다. 일부러 거짓말하고 불명확하게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고, 정두언 의원은 "만약 출생지가 안 맞는다면 그런 혼동 때문에 안 맞는 것이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언론들이 이 전 시장의 출생지를 포항으로 기록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부분에 혼란을 느끼게 됐다는 것은 분명하다.

대표적인 예로, <월간조선> (2004년 7월호), <동아일보> (2005년 2월 2일자), <문화일보> (2006년 6월 27일자) 등의 매체들이 그의 출생지를 '경북 포항'으로 기록했다. 언론사 및 포털 사이트의 인물정보란도 이런 기사를 근거로 그의 출생지를 '경북 포항(또는 영일)'으로 잘못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2006년 1월25일자 인터뷰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1941년 포항 출생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부친이 일본에 있을 때 일본에서 태어났다"고 정확히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시장이 그동안 대다수 언론들이 자신의 출생지를 '경북 포항'으로 기록한 것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도 최근의 상황 전개에 일조한 셈이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측근들은 "일본에서 태어난 게 잘못인가?"(정두언 의원), "출생지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조해진 언론특보)며 온라인상의 논란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출생지를 둘러싼 논란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 이 전 시장의 형인 이상득 부의장. 출생지 논란에 대해 이 부의장은 "출생지와 본적은 다르다. 누구든지 본적을 뜯어보면 출생지가 어디인지 다 나와있다. 일부러 거짓말하고 불명확하게 할 이유가 없다"며 이 전 시장의 출생지가 '일본'임을 밝혔다.
ⓒ 이종호

일부 언론의 출생지와 본적지 혼동...이 전 시장도 정확한 언급 없어

이 전 시장보다 4년 일찍 정치권에 뛰어든 이 부의장의 경우 선거 포스터 등에도 출생지를 기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부의장은 기자의 질문에 "본적과 현주소만 쓰면 되지, 출생지를 왜 쓰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이 국회의원(14,15대)과 서울시장을 지내는 동안 선거공보나 벽보 등에 '일본 출생'을 밝히는 것이 득표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면 도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전 시장의 이름이 형제들의 돌림자를 따르지 않은 것도 명쾌한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29일 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인터넷을 보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도 많다. 내 이름이 명치시대의 '명(明)'이고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 : 안중근 의사가 죽인 일본 정치가)의 '박(博)'을 따왔다면서 엄마가 일본사람일 것이라는 허위사실도 인터넷에 돌아다닌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누이형제들은 하나같이 남자의 경우 '상'자 돌림, 여자의 경우 '귀' 자 돌림의 이름을 가졌다. (장녀 귀선, 장남 상은, 차남 상득, 차녀 귀애, 3남 명박, 3녀 귀분, 4남 상필) 이 전 시장만 이같은 돌림자를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논란의 종식을 위해서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만원 박사 등이 주장한 '이명박-이상득 이복형제설'에 대해서는 이 부의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쏘아 붙였다. 이 부의장은 "그런 주장은 있을 수도 없는 모욕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남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바꿔 얘기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명박 "말이 안돼서 답할 수 없다"

이명박 전 시장은 '출생지를 확인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엉뚱하게도 자신을 둘러싼 마타도어를 거론하며 답을 피했다.

8일 오전 이 전 시장은 신년인사차 조계사를 방문한 뒤 기자와 만나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는 게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내 이름이 이등박문의 '박'자와 명치유신의 '명'자를 따왔다고 하고, (내 어머니가) 일본 여자라고 한다면서?"라고 반문한 뒤 "(이런 얘기들은) 말들이 안된다, 얘기할 수 없다"고 답을 피했다.

'출생지가 일본 오사카가 맞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이 전 시장은 "우리 어머니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정치라고 하지만 우리 어머니를 일본 사람이라고…"라며 차 문을 닫았다.

이후, 이 전 시장측에선 "기록을 찾아보면 다 나오지 않냐"며 "예고 없이 이런 질문을 던지면 어쩌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전 시장도, 그의 측근도 '일본 출생설'과 관련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 박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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