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 붉은악마에게 제안드립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 붉은악마에게 제안드립니다!

"대한민국을 외치지 맙시다."

한국 축구팀을 위해 응원은 합시다. 그러나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치지 맙시다. 세월호 유가족은 월드컵때문에 자신들의 비통함과 피의 대가로 얻은 교훈이 잊혀질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 앞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은 또 하나의 살인과 다름없습니다. '국민보다 국가가 먼저'라는 대한민국 주류 지배층의 사악한 논리를 거들어주는 것입니다. 애국심 마케팅에 놀아나지 맙시다. 나라가 없어도 사람은 살아갈 수 있지만, 국민없는 국가는 없습니다.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국격입니까? 아니면 경제를 움직이는 기업가들의 돈입니까? 평소 안보와 나라사랑은 그렇게 강조하면서 국민의 생명은 소중하게 다루지 않는 나라의 이름을 외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미개합니다. 수 십년간 경제성장을 외치며 국민의 피고름을 외면했던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을 믿고 죽어라고 일만 해왔습니다. 가만히 있으라, 일만 열심히 해라, 우리 모두 부자가 된다, 내년에는 내년에는......'더 잘 살수 있다'는 말을 매년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국민으로서 노동자로서 당연한 권리마저 뒤로 미룬 우리들에게 '더 나은 삶'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살아있으나 죽어있는 '미개한 국민'입니다. '미개한 국민'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보다, 경제성장보다 그래도 '미개한 국민'이 먼저라는 것을 세상에 선포합시다. 당연한 권리를 내년으로 연기하지 맙시다.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바뀔 것이라 믿습니까? 저는 믿지 않습니다. 대통령을 비판하고, 정부와 해경의 무책임과 무능력을 비판하면 우리는 종북주의자이고, 좌파이고, 정치선동꾼이고, 반정부세력이고, 불순한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국민의 정당한 비판을 '무례한 짓'으로 취급하는 나라입니다. 또 그렇게 취급해야 먹고 사는 진짜 나쁜 국민들과 지식인들 그리고 가짜 언론인들의 기회주의 행태가 횡행하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의 이름을 우리가 왜 목이 터져라 외쳐야 하는 것입니까.

종편뉴스와 지상파뉴스를 보면 '세월호 출구전략'이 실행 중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진실 보도, 심도있는 분석과 비판은 없고 정부지킴이로 나선 방송사들때문에 정상적인 국민들의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온통 유병언 이야기뿐입니다. 헬기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니 과거 노무현이 떠오를 지경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기업인의 탐욕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 비극적인 일의 근본적인 원인은 명백히 '정치영역'에 있습니다. 대한민국 주류 정치인들과 그 협력자들이 만들어 놓은 껍데기뿐인 민주주의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차디찬 물 속에서 구조의 손길 한번 받지 못하고 죽어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가치'는 사라지고 '돈의 가치'만 남아있는, 죽어버린 민주주의때문이란 말입니다. 아십니까? 침몰 초기에 먼저 도착한 민간잠수사와 여러척의 배들이 있었지만 구조작업을 할 수 없었고, 배가 가라앉은 다음에도 몇 일동안 아무도 잠수하지 못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우리가 이런 나라를 만들자고 그토록 열심히 일하면서 세금퍼주기를 했다는 말입니까?

이 글을 본 미개한 국민들과 붉은악마에게 제안합니다. 월드컵 경기일정 동안 대한민국을 연호하지 맙시다. 응원가도 신중하게 선택합시다. 무언가를 외쳐야 한다면 다르게 외칩시다. 저도 한가지를 제안합니다.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민한대(대한민국을 거꾸로 읽은것)'라는 것도 있습니다. '국민을 함부로 대접한다'는 비판적인 메세지가 있습니다. 어쨌든 그 무엇이든 좋습니다. 정치적 구호는 안될테니 수 많은 붉은악마들의 지혜를 모아 주셨으면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어디든, 고향이 어느 지역이든 다음은 당신 또는 당신 가족의 차례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의견에 동의하신다면 이 포스팅을 트윗해주시기 바랍니다. 월드컵 기간에도 세월호 유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잊지 않기 위해 전국의 많은 붉은악마들이 동참하도록 널리 전파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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