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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게 그리운 님에게
눈부시게 맑은 어느날
바람은 시원하게 불었습니다
쪼그려 앉아 풀꽃을 만져보고
흙냄새 나는 인사도 건네 봅니다
꼬불 꼬불 길고 높게 뻗은 길
꽃과 나무가 예쁘게 자랐습니다
하나의 태양이 눈부셔
두 눈을 꼬옥 감았습니다
노란 꽃 잎 하나가 빙그르르
이리 저리 흔들리며 내려옵니다
여린 살결 천천히 갈라지니
악몽 같은 세상은 서럽게 웁니다
이제 바람은 잠시 멈추었고
시간도 길 잃은 어린아이 같습니다
어느날 시원한 바람이 다시 불 때면
그때는 아무도 보내지 아니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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