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이 사랑

[길고양이] 양재동 올무 고양이 구조 [충격주의]

반응형


[길고양이] 양재동 올무 고양이 구조 [충격주의]


얼마전 우리가 사는 세상이 길고양이에게는 얼마나 잔혹한 곳인가를 느끼게 해 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의 양재동은 숲이 많고 산책길도 좋아 사람 살기에 더 없이 좋은 곳입니다.

이 곳 양재동 고속도로 옆 숲에도 여러 고양이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자주 닿는 곳도 아니고 한적한 숲에 여러군데 밥을 놓아주는 분들도 있어 누군가 괴롭히는 사람만 없더라도 길고양이들은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입니다. 하지만 우리 세상에는 이유없이 길고양이를 싫어하고, 심지어 해하려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나 봅니다.






구조 요청을 듣고 달려간 양재동 숲에서 제보된 길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편안하게 웅크리고 있던 녀석이 인기척을 느끼고 일어나 자리를 뜨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허리쪽을 보니 멀리서도 허리가 잘록해진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무언가 강하게 길고양이의 몸통을 옥죄고 있었습니다.

제보를 해 준 캣맘의 말에 따르면 이 고양이는 얼마전 배에 노끈을 감은 채 나타났다고 합니다. 원래는 숲 아래에서 활발하게 돌아다니며 밥을 먹던 녀석인데 지금은 숲 쪽으로 오지도 않고 고속도로 옆 풀숲,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가장 먼 곳에 웅크리고 사료도 잘 먹지 않아 걱정되는 마음에 동물자유연대로 구조를 요청하셨습니다. 잘 돌아다니고 먹기도 잘 먹던 녀석이 식욕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이미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음을 짐작케 합니다.





빨리 치료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포획틀을 두 군데 설치하였습니다. 우선 평소 녀석이 좋아한다는 고속도로 옆에 포획틀을 설치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애타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르는지 포획틀 근처로는 오지 않고, 멀리 가서 웅크린 채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포획틀 근처로는 오지 않아 2차로 포획틀을 풀 숲 안쪽으로 설치하였습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풀 숲은 안심이 됐는지 포획틀 근처를 기웃거리며 반응을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포획틀에 대한 경계가 누그러졌는지, 어쩌면 본인을 도와주려는 우리의 마음을 느꼈는지 마침내 길고양이가 포획틀에 들어가 구조에 성공하였습니다.







당황했는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러운 소리를 내는 고양이의 등 뒤를 보니 감겨 있는 노끈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상자를 묶는데 흔히 쓰는 노끈 입니다. 주위에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제보자가 전해 주지만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습니다.

왼쪽 귀 끝이 일자로 잘린 것을 보니 TNR도 되어있는 녀석입니다. 사람과 같이 살기 위해 중성화 수술까지 한 길고양이를 단순히 싫다는 이유만으로 날카로운 노끈을 매듭지어 올무를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니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번에 양재동 길고양이를 제보해 주신 분은 서울에 있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위해 부산에서 매주 한 차례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먼 거리 탓에 자주 들르지 못해 항상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는데 어느 날 이 고양이의 몸에 노끈이 묶여 있는 것을 보고 화도 나고 걱정이 되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고양이를 해치기 위해 올무를 만들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픈 고양이 때문에 잠을 설치며, 한편에서는 아픈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실이 머리를 복잡하게 합니다.






병원 이송 후 곧바로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치료를 위해 노끈을 풀고 털을 밀자 생각했던 것보다도 상처 부위가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현재 구조된 고양이는 봉합 수술을 잘 마치고 병원에 입원해 염증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고양이의 몸에서 제거 된 노끈입니다. 노끈이 없어지고 건강한 몸을 되찾았으니 이제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줄 차례입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치료가 완료되는 대로 소식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본 포스팅의 내용과 사진의 저작권은 '동물자유연대'에게 있습니다. [원문보기]

동물학대의 실상과 구조활동 등을 알리기 위해 '동물자유연대'의 동의 하에 발행되었음을 알립니다.



  제게 너무도 아픈 사연이 있어서 길게 말하지는 않겠지만, 과거에는 길고양이를 죽이려고 생선에 쥐약을 넣어서 주곤 했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길고양이라는 이유만으로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이번 양재동 올무 고양이도 그렇습니다. 숲에서 자유롭게 사는 고양이를, 더구나 중성화까지 된 고양이를 저렇게까지 잡아서 죽이고 싶었을까요. 그나마 구조가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여러분, 동물을 특별히 사랑해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와 같은 생명체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달라는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