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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상문

살인의 마을 탄뇌드 - 2% 아쉬운 독일 스릴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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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독일 스럴러 소설상 수상작품이다. 어떤 평가에서 수상을 했다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재미와 결부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짧은 이 소설이 적어도 내게는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는 것을 생각해도 그렇다.  뭔가 2% 아쉬운 것인데......



살인의 마을 탄뇌드 - 6점
안드레아 마리아 셴켈 지음, 강명순 옮김/중앙books(중앙북스)





 '살인의 마을 탄뇌드'의 간략한 줄거리



조용한 시골마을. 대부분 농사와 가축을 키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러던 어느날 던너 일가족과 하녀가 시체로 발견된다. 더욱 끔찍한 것은 범인이 두명의 어린 아이들까지 무참히 죽였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그 가족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말한다. 단서와 알리바이를 확인해서 범인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던너와 그의 부인, 하나 뿐인 딸, 손주들에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들을 털어 놓는다. 친한 사람은 긍정적으로 그러나 대부분 영악하고 불친절한 남편 던너에 대해 나쁜 평가를 내린다. 살해당했다고 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것이다.



싫든 좋든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이웃이고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도시와 다르게 해가 지기 시작하면 금방 어두워지는 시골에서는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말을 하지 않으며 이웃이라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집과 일터가 서로들 떨어져있고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이웃간 자주 왕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인은 분명 마을 사람들 중 한명이다. 과연 누구 던너 가족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여야 했을까.





 스릴러소설? 추리소설? 그냥 범죄소설!


이 소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0년쯤 지난 독일의 탄뇌드라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 배경이다. 실화 바탕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도 저 때쯤 벌어졌던 일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너무 실제 벌어진 일에 매몰되어서 글을 썼기 때문인지 표제에 있는 '두뇌게임'이나 '충격과 반전'은 찾을 수 없었다. 실화바탕이 아니었더라도 호기심은 나름 잘 유지했겠지만 '소설적 재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나는 책을 다 읽고 약간 허탈했다. 왜냐하면 가장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용의자'로 보이던 사람이 결국 '범인'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를 어쩔;;; 물론 실화였었기에 그때 상황이 '정말 끔찍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 영화 '살인자' 중 한 장면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었다는 점에서는 놀랍기도 하고 시사하는 것이 많았다. 이미 타락의 중심으로 이동 중인 세상에서 특별하게 다가오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을 뿐이다. 평화롭게만 보이던 작은 마을이 사실은 탐욕과 욕망으로 얼룩져 있었다. 진정한 공동체 생활을 위해서 서로의 문제에 조금만 진지하게 관심을 갖었더라도 극단적인 일까지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암에 걸려 누워있는 아내를 둔 남자, 현실적인 문제를 종교에만 의지하는 어리석은 아내와 딸, 돈에 눈이 멀어 가짜 사랑을 고백했던 남편, 과거는 잊고 미래만 보자는 시장, 확인 할 수 없는 소문을 만들어내는 이웃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음산하고 비밀스러운 관계.



  이 독일소설이 몇가지 독특한 점이 있는데, 여기에는 탐정이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작중 화자가 따로 존재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독자가 외부인이 되어서 마을 사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전개도 빠르고 독자가 소설 속 인물들과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추리소설의 트릭 요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스릴러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살인범을 찾는 과정도 있고, 작가가 범인의 행적을 중간중간 미리 보여주며 흥미유발을 했기 때문이다.


작가가 내용의 무게감에 좀 더 집중했던 것 같고 그것이 독일에서는 인정을 받은 모양이다. 책의 내용만 좋다면 무명작가도 단숨에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될 수 있는 그네들의 독서문화가 너무 부럽다. 아시아권의 장르문학에서는 '재미 요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 추리소설에 열광하는 것도 그때문이다. 어쨌든 첫 데뷔작품이 자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것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다음 작품은 재미와 내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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