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이 사랑

[유니세프] 멎지 않는 시리아의 포성

반응형






2010년 말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뒤흔든 ‘아랍의 봄’ 사태는 2년 여가 지난 현재 대부분 일단락 됐지만 시리아에서는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복잡한 종파문제까지 얽혀 있는 시리아 내전은 오히려 발생 3년째를 맞아 맹위를 떨치는 중입니다. 정부군과 반군의 기나긴 싸움 속에서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된 사람 수만 2013년 3월 기준으로 200만 명이며, 6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 중 절반이 어린이입니다. 난민촌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수많은 어린이가 부족한 식수와 열악한 위생환경, 교육의 부재 등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시리아와 요르단의 국경 인근에 있는 자타리 난민캠프. 이곳에서 만난 8남매의 엄마 알마는 한 달 전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됐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알마는 가슴이 떨립니다. 계속되는 폭격과 총격전으로 매일 죽음을 목격하며 살아야 했던 알마… 이웃나라로 피난을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짐을 꾸렸지만 떠나기 전날 밤, 17세 된 큰 아들 하산의 여권 기한이 만료됐음을 알았습니다. 


“앞이 캄캄했어요. 하산 혼자 두고 갈 수도 없고, 그 위험한 곳에서 어린 아이 7명을 데리고 계속 머물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죠. 그때 하산의 삼촌이 책임지고 하산을 난민캠프로 보내줄 테니 어서 가라고 했어요.” 


알마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그 사이 고향에서는 총격전이 계속 벌어졌고 하산의 삼촌은 피격을 당해 숨지고 말았습니다. 혼자가 된 하산은 목숨을 걸고 요르단 국경을 넘었습니다. 


“피난길에서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는 걸 많이 봤어요. 너무 무섭고, 힘들었지만 엄마와 동생들을 만나야겠다는 한 가지 생각만 했어요.” 


자타리 난민촌에 도착한 하산은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엄마와 동생을 다시 만났습니다. 알마는 아들을 다시 만난 게 꿈만 같다고 말합니다. 


“하산과 통화할 때마다 수화기 너머로 폭탄 소리가 끊이지 않아서 너무 걱정이 됐어요.” 



알마는 밤마다 감사기도를 올립니다. 8명의 아이들을 모두 살려 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합니다. 하지만 알마에게는 큰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시리아를 탈출하지 못한 남편의 소식이 끊겨버린 것입니다. 


“아무래도 남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다정한 남편이고 좋은 아빠였는데… 아직 아이들에게는 말하지 못했어요. 왜 죄 없는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큰 슬픔을 겪어야 하는 거죠?” 
 


자타리 난민촌의 유니세프 보건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여섯 살 실바는 요르단으로 오는 길에 눈앞에서 엄마, 아빠가 총에 맞아 숨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넋을 잃고 우는 실바를 다른 피난민이 이곳에 데리고 왔습니다. 하지만 실바는 지난 석 달 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한곳만 응시합니다. 유니세프 의료팀에서 실바를 치료하고 있는 디나는 말합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수십 만 명의 아이들이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있습니다. 눈 앞에서 엄마아빠가 총에 맞아 숨지고, 친구들이 하루 아침에 이 세상에서 사라집니다. 뛰어 놀던 동네와 학교, 집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고 상상해보세요. 이곳에 있는 아이들이 앞으로 무엇을 꿈꾸며 살 수 있을까요?” 


시리아 어린이들에게 시아파나 수니파, 민주화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아이들의 소망은 그저 이 야만적인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는 것뿐입니다. 알마 가족이 머무는 텐트는 비좁고 어둡습니다. 비가 오면 빗물이 흥건히 들어오고 밤이 되면 뱀과 전갈이 텐트 위를 기어 다닙니다. 좁은 공간에서 서로 엉켜 잠이 든 동생들 사이에서 하산은 홀로 깨어 있습니다. 소년의 마음 속 말이 들리는 듯합니다. 


“이 전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요?” 





유니세프 후원문의 ▶ 클릭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