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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7광구, CG만 있고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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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지훈/출연 안성기, 하지원, 오지호, 이한위 외

 

 

추석 연휴 특선영화를 놓쳐서 유료결제로 다운 받아서 감상했습니다. 큰 기대를 받았으나 '너무나 실망스려운 영화'라는 악평덕에 오히려 유명해져서 실제 관객수는 생각보다 적지않았다는 영화. 그래도 10명중 2명은 재밌었다고 말하는 영화. 바로 안성기 하지원 주연의 '7광구'가 되겠습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영화같은데...하튼 스포일러 비스무리한 것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의 문제점을 어색한 CG라고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전적으로 시나리오와 연출의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조잡한 CG는 집중력을 떨어뜨립니다. 그러나 영화의 재미는 결코 '리얼한 CG'에서 나온는 것이 아니죠. '7광구'는 한마디로 공감하기 힘든 내용으로 전개된다는 것이 제일 큰 약점입니다.  몇가지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영화 내용을 보면 폐쇄된 7광구가 일년전부터 다시 가동되고 김연구원과 함께 인공배양을 다시 시작했고 탈출하는 사고가 생깁니다. 즉, 이미 시추선 내부 어딘가에는 인공배양에서 탈출한 괴물이 머물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김연구원은 어떻게 태연하게 근무 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분명 김연구원이라고 했는데 영화 정보를 보면 차예련은 '박현정 역'이라고 나옵니다. 박연구원이 되어야 맞는거 아닌가요???  연구원이 죽는 상황도 좀 억지스럽고요.

 

 

 

 

또한 화염방사기로 싸우던 안성기가 좋은 무기를 버리고 다시 쇠파이프를 들고 싸운다는 것도 무척이나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손가락만한 새끼때도  24시간 이상 태워진다고 했으니 이변이 없는한 화염방사기를 고집했어야 정상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안성기가 멋지게 죽는 장면을 뽑아내기 위함이었을텐데 이런 것들이 오히려 영화를 망쳐 놓았습니다.

 

또한 하지원이 오토바이를 넘어뜨려서 쓰러진 괴물과 함께 폭파되는 장면도 참 어색하기 그지 없더군요. 실제로 다량의 휘발유가 실려진 차량끼리 강력하게 충돌하면 폭탄처럼 터지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지만 오토바이는 좀;;;

 

 

 

 

이것들 외에도 몇몇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도 홀로 유유히 살아나는 주윤발 영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요? 아닙니다. 그것은 '과장'과 '인과관계'의 구분만 제대로 한다면 문제될 부분이 아니죠. '7광구'는 인과관계가 허술하니까 전체적으로 엉성한 영화가 되버린 것입니다. 어쨌든  '7광구'는 심형래 <디워>와 함께 미래 한국 괴수 영화의 가능성을 다시한번 보여준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입니다.

 

 

 

나는 김지훈 감독에게 <붉은모래>라는 영화를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지 않았으며, 감상했던 일부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을 받지 못했더군요. 내용은 국내영화 <알포인트>와 비슷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2009년도 미국 영화치고는 수준낮은 CG가 등장하는 저예산 영화지만, 내용이 참 흥미롭게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보는 동안 결론이 어떻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더군요. 화려한 CG가 있던 '7광구'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김지훈 감독이 <디워>의 비판을 모를리 없음에도 '7광구'가 '제2의 디워'가 된 것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관객들은 CG를 보기 위해 괴수영화를 찾는 것이 아닙니다. '재미'라는 말로 대표되는 긴장감, 궁금증, 충격 같은 감정을 느끼려고 극장을 찾는 것이죠. 앞으로는 CG보다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1순위에 두고 영화를 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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