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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스테이크랜드, 지옥에도 비는 내리고 꽃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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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짐 미클/ 출연 코너 파올로, 닉 다미시, 다니엘 해리스 외


포스터와 다르게 잔잔한 느낌이 살아있는 추천 영화다. 오래 전 '사춘기'라는 MBC 드라마가 있었는데, 시간적 배경만 '뱀파이어 시대'로 이해하면 된다. 즉, 액션 보다 소년의 변화가 이 영화에서 중요한 관람 포인트다. 인생에 있어서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영화로 치면 '스릴러 장르'와 비슷할 것이다. 예상할 수 없는 사건으로 점철된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들은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승리의 월계관을 써야 하니까 말이다. 이런 비유를 영상화 한 것이 <스테이크 랜드>라는 영화라고 봐도 괜찮다. 이제 소년의 인생 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자.



마틴(좌, 코너 파올로)은 뱀파이어들에게 부모를 잃었다. 미스터(우, 닉 다미시)라고 불리는 사내는 마틴의 생명의 은인이다. 의지할 곳 없는 마틴과 그를 돌보는 미스터가 동행하는 것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사실 위험한 세상에서 미스터는 굳이 가족도 아닌 마틴을 돌봐줄 필요가 없었다.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지금은 자기 한 목숨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이다. 미스터는 마틴에게 함께 다니자는 제안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혼자 살 길을 찾으라고 떠밀지도 않았지만 둘은 함께 다닌다. 미스터는 냉정한 사내다. 가는 사람 안잡고, 오는 사람 안 말리는 터프가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깊은 사람이고, 마틴은 생존 본능으로 그것을 감지 했을 것이다. 신은 그렇게 두 사람의 운명을 엮어 놓았다.


문제는 뱀파이어들 뿐만 아니다. 사이비 기독교 단체가 나와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가 온 것도 '하나님의 정화작업'이라고 믿는 그들은 인간의 멸망 원한다. 그래서 영화 속 사람은 2부류로 나뉜다.  인간 공동체의 운명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하나님(절대자)의 뜻을 위해 살인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로 말이다. 전자가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평범한 소시민들이라면 후자는 권위와 복종을 앞세우는 권력 추구형 집단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그려낸 것으로 이해된다. 사실 영화의 주제 측면에서 보면 마틴은 수 많은 고비 중 한가지를 경험한 일이었지만, 감독은 세상이 혼탁해지고 점점 위험스러워지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정치와 종교라는 수레바퀴가 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 속 짧은 대사로도 나오지만 마틴의 최종 목적지가 '뉴 에덴'이라는 북쪽 마을이었다. '에덴'이란 어떤 곳인가. 인간이 하나님에게 쫓겨나기 전까지 살았던 낙원이었다. 분명 의미가 '부여'된 마을 이름이다.


지옥으로 변한 세상이지만 사춘기 소년의 변화는 어쩔 수 없다. 쉬어가는 마을에서 마틴 일행은 술집에서 노래하는 여자 벨을 만난다. 마틴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여기서 미스터가 마틴에게 어떤 존재인지도 알게되는 대목이다. 미스터와 함께 있는 이상 마틴은 더이상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여자에게 자신의 마음도 슬쩍 줘본다. 미스터는 마틴에게 '소년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준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무척 궁금한 것이 나온다. 왜 하필 '벨'은 임신부로 등장했을까. 그리고 아이 아빠에 대한 언급도 없고, 그녀에 대한 내용도 전무하다. 여러가지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지만 선뜻 내 마음에 와닿는 것이 없다. 당신이 영화를 보거든 미스터리한 그녀의 비밀을 많이 상상해보기 바란다.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마틴과 미스터의 관계는 영화 속에서 어떻게 정리가 될지 궁금하겠지만 역시 영화를 직접 보시기 바란다. 많이 잔인하거나 엽기적인 피범벅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마틴을 향한 시선을 가려지지 않을 만큼의 액션만 존재하는 균형잡힌 영화다. 꼭 감상해보기를 권한다.

본 포스트의 결론은 또다른 의문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했다. 이 영화를 보면 밤에만 출몰하는 흡혈귀가 인간과 대척점에 서있다. 흡혈귀도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인간을 위협하고 번식한다. 그런데 왜 '뱀파이어'였을까. 내 말은 왜 '좀비'가 아니고 '뱀파이어'로 설정했느냐는 말이다. 단순히 감독의 성향이 반영 되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영화 감독이라면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을 것 같다. 분명 완성도 측면에서 '뱀파이어'가 선택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스테이크랜드>는 관객에 따라 많은 재미를 줄 수 있다. 

에잇! 인심이다! ^^ 또 하나 알려주마. <Stake Land> 과연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까. 영화 제목은 영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제목의 의미를 알면 영화를 더 재밌게 볼 수 있다. 애석하게도 나는 그런 재미를 아직 느끼지 못했다. 영어의 달인들이시여, 내게 자비를 베푸소서!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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