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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감상문

스티븐 킹의 '셀(Cell)'이 주는 현실적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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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책을 드디어 읽었습니다.
많은 책들 중에 무엇을 읽을까 하다가 '좀비(엄밀히 따지면 좀비는 아닙니다)'가 나오는 소설이라고 해서 선택했습니다. 제가 '좀비'에게 애정(?)을 느끼는 사람이라서요. 2006년에 국내 출판되었으니, 그렇게 오래된 책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창작의 세계'를 엿본다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도서정보]


이 책을 선택한 것은 '공포의 제왕'이라는 그의 책을 보고 '오싹하네...'라는 느낌을 갖어보고 싶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책으로 느끼는 '공포감'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거지요. 그러나, 제가 초등학생 시설 읽었던 올빼미문고의 '프랑켄슈타인'이나 '드라큐라백작'이 줬던 향수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현실'에서 겪은 리얼한(?) 공포감으로 단련된 모양입니다. 책으로 바로 들어가죠! 책 표지 디자인에도 있고, 책 제목에도 있듯이 '휴대폰'을 소재로 한 호러소설 입니다. 초반부터 나오는 내용이니 살짝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어느날 일순간에 휴대폰 전파를 타고 인간의 뇌가 파괴와 재생성되는 사건이 생깁니다. 마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완전히 포멧하고 새로운 OS가 설치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세상은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인구가 괴물로 변해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폭력성을 띠게되지만 서서히 '진화'를 하게 됩니다. 그것은 곧 '새로운 인류'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혼란 속에서 집을 떠나서 멀리 나왔있던 '클레이튼 리델'이라는 사내가 자신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저는 1권의 절반이 넘어갈 때까지만 해도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소설속 시간으로 환산하면 10~12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로 책의 반을 채웠으니, 진행이 너무 더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의 명성에 제가 감히 태클을 걸었었죠. '뭐야? 스티브 킹도 별거 아니네' 라고.

그러나 그 생각은 2권에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무섭게 저를 책 속으로 빨아들였습니다. 독서 외에 다른 일에 집중할 때는 잊게되지만, 조금이라도 내 머릿속에 빈틈이 생기면, 어김없이 책 속의 괴물들이 슬그머니 저의 머릿속에 잠입하고 있더군요.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치겠더라는 것이죠. 책에 몰입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제목에 있듯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휴대폰의 전파가 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여러차례 언론을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가볍게는 두통, 수명장애, 기억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이죠. 심하게는 종양까지. 그렇다면 소설에서 처럼....



휴대폰의 전자파가 '뇌의 전기적 신호 체계'를 완전히 바꿔 놓는 일은 불가능 할까요?
당장은 불가능하다면, 미래에도 그런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을까요?
미래에 어떤 과학자가 불순한 생각을 갖는다면?







위 동영상은 한때 미국 텍사스의 제임스B.빌 이라는 연구가가 휴대폰을 이용해 팝콘을 튀긴 영상을 일반 시민들이 따라서 실험해보는 동영상 입니다. 휴대폰 3개로 팝콘이 튀겨지죠. 모든 휴대폰이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휴대폰에 사용하는 전파는 마이크로웨이브 전파 입니다. 위성TV나 통신, 전자렌지와 같은 전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비슷하게 실험을 해보시려면 
3~4분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전화 통화를 해보는 것입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해보신 분은 댓글로 결과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셀'이 주는 공포가 현실에서는 허구지만,
미래에서도 허구로 끝날지는 그 누구도 알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정말 무서운 것이겠지요.









스티븐킹(Stephen King)은 1947년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것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현재까지 그가 작품으로 내놓은 것은 대략 500여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꾸준하고 열정적으로 창작을 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상상력이 무한하다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존경스럽다는 것이죠.

마무리로 제가 느낀 그의 독특한 문체(스타일)를 말씀드려 볼께요.
작가의 문체를 말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일은 아니고, 특히 저같은 생초짜에게는 오버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읽었던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과 핵심적인 부분만 짧게 비교를 하면서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마이클 코넬리의 문체는 상당히 정돈된 느낌이 있습니다.
'시인'이 추리물이라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그의 과거 기자생활이 글 속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인물에 대한 묘사보다는 상황에 대한 묘사가 많고, 이해가 쉽도록 쓰여져 있습니다. 비유법이나 은유법 같은 경우도 여러번 꼬아서 사용하는 법이 없습니다. 군더더기가 덜하죠. 그의 글은 전반적으로  얌전하지만, 앙칼진 면을 갖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고양이처럼 말입니다.

[나의 수다방] - 추리소설 <시인>, 그 명성 만큼 대단했다!


스티븐 킹의 문체는 상당히 거칠면서도 사실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그러면서 배경과 인물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많은 편이죠. 한편으로 친절하지만, 한편으로 산만한 느낌까지 있을만큼. 단 한권을 읽고 판단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셀'에서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호러소설이면서도 외국인 특유의 여유가 배어있습니다. 우리가 외국영화를 볼때 가끔 느끼는 그 '이질감'이 그의 글속에서도 많이 드러나더군요. 

제가 위에 묘사가 많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상식과 통찰력이 없다면 묘사가 쉽지 않습니다. 밑천 드러나는 것은 금방이죠. 묘사를 한다해도 가슴에 와닿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고 말입니다. 그의 글을 동물로 표현하면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늑대같습니다. 모성애가 강한 야생늑대말입니다.




스티븐 킹의 '셀'은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드렸다싶이 애초에 제가 기대했던 '호러'의 느낌은 솔직히 많이 부족했습니다. 뭔가 2% 아쉬운 느낌이죠. 혹시 호스텔이라는 영화아세요? 호러영화인데 슬래셔무비라고 해야되나? 하여튼 좀 잔인하고, 외국여행 가는 것이 무서워지더군요. 너무나 있을법한 이야기라서. 그 영화 만든 일라이 로스감독이 '셀'을 영화화 하기로 했다가 제작이 취소되었다는 소리가 있더군요. 어쩌면 이 책이 영화화를 의도하고 쓰여졌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느꼈던 것일까요? 그의 다른 소설을 신중하게 선택해 보렵니다. 일단은 현재 쌓아둔 책을 모두 읽은 후에....

이상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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