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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내가 정한 명작

12명의 배심원 - 법과 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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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2007) 경쟁부분 초청작
43회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2008) 관객상
80회 아카데미시상식(2008) 외국어영화상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는 영화를 한편 봤습니다.
감독은 '니키타 미할코프'. 여러분이 알만한 '러브 오브 시베리아'를 만드신 분이죠.
2007년작의 러시아 영화인 '12명의 배심원'은 평범한 이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생기는 인간적이면서 이기적인 모습, 그러면서 사회, 정의, 법에 대한 개개인의 관점을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어떻게 하면 불완전한 인간이 진정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것인가 대한 커다란 물음표를 관객들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제법 무거울 것 같은 영화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상당히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포털에서는 '스릴러'라고 되어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법정영화'에 가깝다고 봐야겠습니다. 줄거리를 조금 말씀해 드리면...



러시아 장군에게 입양된 양아들이 아버지의 살인자로 지목되면서 12명의 배심원이 마지막 결정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마지막 결정의 조건은 유죄든 무죄든 만장일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일동안 심리에 참여했던 배심원들은 지칠때로 지쳐서 다들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만 간절합니다. 한자리에 모인 배심원들은 농담과 자신의 이야기로 잡담을 풀어 놓으며, 여러가지 정황이나 증거가 유죄가 분명하니 투표로 결정하고 일찍 끝내기로 합니다.
결과는..
 
'유죄' 11명, '무죄'1명.

그 한명의 '무죄' 판단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삶속으로 돌아가지 못해 짜증이 생깁니다. 작은 소란이 생깁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고민없이 '유죄'를 판단함으로서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수  있다는 것을 연속되는 작은 다툼 속에서 알게되고, 서서히 마음이 열리면서 사건을 다시 보게 됩니다. 결국 결정적인 증언증거라는 법률적-객관적이라는 사실에 대한 의심으로 부터 '완벽한 유죄' 사건은 시간이 흐를수록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이 영화를 감동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지금의 현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일 매일 우리가 겪는 갈등과 분노, 진실, 정의 그리고 직업, 지역, 인종등의 갖가지 편견들, 특정 상황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들...다툼의 소재가 되는 모든 것들이 영화에 등장합니다. 아주 절묘하게 말이죠.

요즘 우리들의 사회는 어떤 모습입니까.

전교조 논란....정치적인 탄압인가 아니면 정당한 법 집행인가
보수와 진보의 갈등...성장이 우선인가 아니면 분배 속 성장인가
천안함 조작논란...국방부 발표는 사실인가 아니면 실수 or 의도된 조작인가
참여연대 서한 논란...매국적인 행위 인가 아니면 일상적인 NGO활동인가
4대강 사업 논란...미래를 위한 준비인가 아니면 치적 만들기를 위한 생태계 파괴인가
대북 정책 갈등...북한을 현존하는 적으로 봐야하는가 아니면 한 민족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하는가

등등....셀수 없을 만큼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물론, 양쪽을 동등한 무게감으로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얼마전 투표로 국민 권력이 어느쪽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줬으니까요.)

또 한가지 저 영화를 보고 우리가 생각해야 되는 것은
어떤 논란거리에 대해 대립되는 양쪽이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다가서는 것만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그 전에 '희생'과 '양보'를 먼저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영화 속 배심원들은 '좋은 세상'을 위해 잠시동안 자신들의 모든 일정이 정지되고 연기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영화는 하나의 글귀를 남기고 끝이 납니다.
저 역시 그 글귀가 좀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생각의 근간'이 되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동의하면서 저의 글도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 꼭 한번 감상해보셨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법은 가장 강력하며 불변의 것이지만,
자비가 법보다 더 강력한 힘을 지닐 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B.토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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