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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임스 완/ 출연 패트릭 윌슨, 로즈 번, 바바라 허쉬 외
길을 걷다가 우연히 지갑을 발견했다. 허름한 지갑이었지만 부푼 꿈을 안고 안을 열어보니 1천원 지폐 한장. 그냥 우체통에 넣으려다가 칠칠맞은 얼굴이나 확인해보려는데 그 자리에는 로또가 들어있다. 그날 저녁, 번호를 맞춰보니.....2등이다!!! 공돈으로 몇 천만원이 생겼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공포영화 <인시디어스(Insidious)>는 그런 영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헐리우드 영화가 유일하게 못만드는 장르가 공포영화이므로 큰 기대가 없었다. 또한 화면에 나오는 영상은 1976년도 개봉한 <오멘>을 연상시킬 만큼 고전적이다. 그러나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오멘>이나 <엑소시스트>에 향수가 있는 나로서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기로 했다. 그것이 영화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의 자세아닌가. 그런데 이 영화...기대 이상이다. 거짓말 조금 더해서 몇 번이나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무더운 여름날 저녁에 얼음같은 '공포 샤워'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불을 끄고 이 영화를 보시라.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겁많은 사람은 꽤 엉덩이를 들썩이게 될 것이다. 오랜만에 맛보는 진정한 공포영화 <인시디어스>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스포일러 없음)
램버트 부부는 몇일전에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 르네(아내)가 작곡 일을 하는데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보금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부부가 서로를 많이 사랑하고 신뢰하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사를 오고 나서부터 집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물건이 자기 혼자 엉뚱한 곳에 있거나, 베이비 모니터를 통해 알 수없는 소리가 들려오곤 하는 것이다. 낯선 환경이다보니 르네는 자신이 물건 위치를 착각 했거나 새로운 집에 아직 적응이 안돼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갓난아이와 말썽꾸러기 아이 두명을 더 키우는 주부인데 얼마나 정신이 없었을까. 그러나 이상한 일은 멈추지 않는다.
어느날 다락방에서 큰 아들 달튼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부부는 혼비백산으로 다락으로 향한다. 영화에서는 특별한 대화 장면이 없지만 아들은 분명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봤다고 했을 것이다. 부부는 달튼을 안심시키고 잠을 재운다. 다음날, 달튼은 숨은 쉬지만 눈을 뜨지 않는다. 아주 깊은 잠에 빠진 것 처럼. 달튼은 병원에서 여러가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서 3개월 후에도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퇴원하여 집에서 간호하기로 한다. 아픈 아이를 간호하고, 남편과 다른 아이를 돌보며 자신의 일도 해야하는 르네. 그녀로서는 나쁜 일이 이정도에서 멈췄으면 좋겠지만 관객은 본능적으로 느낀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무시무시한 어떤 것이 부부와 조우하게 된다는 것을. 그 첫 시작은 레이나가 다른 사람들이 잡안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하면서부터다. 레이나는 이 집에 귀신이 있을 거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결국 조쉬와 레이나는 새로운 집으로 다시 이사를 간다. 여기서 잠깐 영화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두번째로 이사한 것에 대한 부분도 칭찬을 해주고 싶다. 보통의 영화들은 집 한 곳에서 끝내는 영화가 많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쉽지는 않아도 다시 이사를 하는게 옳았을 것이다.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집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수 있겠는가. 그러나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적든 많든 제작비가 추가되므로 그리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공포영화는 대부분 저예산 영화아니던가. 그런면에서 조쉬네 가족을 새로운 무대로 이동 시킨 것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었고, 관객의 입장에서 현실적인 대응을 하는 부부에게 더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시 조쉬 부부를 주목해보자. 귀신에 씌인 집을 떠난 르네는 모든 것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이사 오는 날 바로 무너져버렸다. 이제 레이나는 현대 과학으로는 이런 일을 설명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한다. 레이나는 남편을 설득해서 이런 분야의 전문가를 초대한다(우리나라로 따지면 퇴마사라 할수 있다). 그들은 집안을 둘러보며 이상한 일이 생긴 이유를 알아내고 조쉬와 레이나에게 설명해주지만 조쉬는 믿지 않는다. 아이도 살리고 알수없는 정체로 부터 탈출하고 싶은 레이나는 울면서 남편과 다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조쉬의 어머니로 부터 부부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모든 일이 생겨난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해서. 결국 조쉬 부부는 그들을 다시 초대한다. 이제 악몽같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인시디어스>는 공포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스토리가 좋은 영화다. 소설을 영화화 하는 경우는 많아도, 영화를 소설화 하는 경우는 내 기억에 아직 없다. 만약 필요하다면 이 영화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소설로서 풍성하게 이야기꺼리가 나올 수 있다. 재밌는 것은 영화를 보다보면 어딘지 동양적인 정서를 느끼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감독인 '제임스 완'은 말레이시아 출신의 감독이었다. 그는 이미 몇 편의 <쏘우>시리즈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인시디어스>는 <쏘우>와 완전히 다른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공포영화의 감초같은 피범벅 장면이 한번도 나오지 않으며, 사지절단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관심을 끌지 않는다. 좋은 시나리오와 그것에 딱 어울리는 연출만이 있을 뿐이다. 또한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장면에서도 숨겨진 복선이 깔려있다. 당신의 상상력을 테스트해보길 바란다.
공포영화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 명작 공포영화라고 불리우는 <블레어윗치>를 보라. 칭찬 만큼이나 악평도 많다. 단지, 당신이 영화 속 인물들에 감정이입이 잘되는 스타일이라면 <인시디어스>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주의사항은 다른 가족이 놀라지 않도록 당신의 입을 잘 막고 보라는 것이다.
공포영화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 명작 공포영화라고 불리우는 <블레어윗치>를 보라. 칭찬 만큼이나 악평도 많다. 단지, 당신이 영화 속 인물들에 감정이입이 잘되는 스타일이라면 <인시디어스>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주의사항은 다른 가족이 놀라지 않도록 당신의 입을 잘 막고 보라는 것이다.
[예고편] 인시디어스2 : 두번째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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